애인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매기라 부르는 이야기.불륜을 이야기하는 책이라 내가 좋아하는 소재가 아니지만 작가의 필력에 무릎을 꿇는 책이라고나 할까.시간이 지나 옛사랑(끝장을 본 사랑이 아닌 경우에 해당)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적당히 사귀고 헤어진 옛 커플이 다시 만나 사랑을 시작한다.사랑이 맞나?한 사람은 여전히 홀로, 한 사람은 가정을 이룬 사람. 아이도 있는…제주에 터를 잡은 매기는 단역배우(주로 재연)등의 일을 하러 서울에 오가는 상황이다.그 시간은 그 둘에게 허락된 시간.하지만, 다른 연인들처럼 자유로운 데이트는 제한한다.혹시나..하는 매기의 우려때문에..내 가정도 지키고, 내연 관계도 유지하겠다는 한 사람의 욕심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한국문학 #중편소설추천 #필력좋은작가 #한국중견작가 #북스타그램우리 미래가 가능하자면 현재의 불안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불안을 증폭시켜 서로의 현재를 찢고 나와야 했지만 매기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정육점이라고 말하는 데는 어쩐지 미화의 음모가 있어, 라고 고백하는 것은 내게만이고 김포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을 떠나면 온난하고 푸근한 제주의 계절, 그 안락함이 주는 매기만의 현재에 오나전히 충실하고 싶은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서울에 혼자 남겨진 나는 한없이 억울하고 비참했다. 비무장지대의 철책 안 PX에서 매기가 매직으로 휘갈겨 쓴 문장을 내려다봐야 했던 때로 돌아가버렸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간단히 말해 군대 두 번 간 기분이었다. 38p매기를 사랑하고 나서 줄곧 나를 붙잡았던 의문은 왜 내가 이런 관계를 선택해는가, 였다. 그런데 적어도 9호선에 몸을 구겨 넣고 만원의 상태를 견디며 바닥과, 그 바닥의 깊음과, 그래서 겪는 불편과 고통과 힘듦과 귀찮음 모두의 원인인 한강에 대해 생각할 때에는 매기와 나의 관계에서 선택이란 가능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빗물이 손바닥을 적시듯 매기가 내 인생으로 툭툭 떨어져 내렸다는. 60p자신에겐 애칭을 지어달라 요청한 매기는 그에겐 애칭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남편에게 비버란 애칭이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