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의 구원 - 부서진 땅에서도 왕성하게 자라난 희망에 관하여
빅토리아 베넷 지음, 김명남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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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해서 읽고 구매한 책

이 책은 편집자 K님의 추천으로 알게 됐다.
1984books 의 대표님도 추천하셨다는 것도 책방지기님이 알려주셨다.

이 책의 좋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저자는 시인이자 정원사이고 어머니라는 저자의 소개 첫 문장이다. 책은 거기에 딸의 이야기까지 이어진다.
10대 시절에도 방황했고, 마음의 아팠던 경험을 갖은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이뤘다. 아이를 잃는 슬픔을 겪고 이번엔 꼭 지켜내리라 꼭 만나리라 하는 아이를 배 속에 품고 있었을 때 사랑하는 큰언니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야생의 그녀는 카누 사고로 세상에서 갑자기 증발했다.
너무도 슬펐다. 애도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에겐 지켜야 할 생명을 품고 있었다.

평범한 엄마의 모습과 조금 다른 생각과 선택을 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그녀는 예술가의 삶을 선택한다. 그런 부부의 선택은 가난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주어졌다.
귀하게 얻은 아이는 자주 아팠다. 그런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면 의사는 예민한 엄마가 타박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부쩍 자라야 할 아이는 마르고 식은땀을 자주 흘리고, 눈 밑이 까맣게 변해갔다. 위험하다는 신호가 분명했지만, 병원은 오후에서야 예약이 가능했고 그렇게 만난 의사는 여전히 열이 없다고 그저 아이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바이러스의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물러설 수 없었고 자신이 찾아본 의심되는 병명 당뇨를 이야기하자 의사는 바로 큰 병원으로 가라고 권했다.

그렇게 아이는 1형 당뇨를 진단받는다.
수시로 저혈당과 고혈당을 넘나들어 하루에도 여러 번 손을 찔러 혈당을 체크하고 관리해야 하는 1형 당뇨.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하루에 한두 번의 약으로 조절하는 당뇨와 차원이 다른 잠깐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병이다.

그런 그들은 자신의 가난을 최대한 증명해 외각의 한 주택단지에 입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정원을 가꿀 씨앗을 살 돈이 없어 들풀로 정원을 가꾼다. 아이는 그 정원에서 자라고 배우고 성장한다. 세상의 기준이 아닌 그들만의 방식으로 현인이 되어간다.

모든 문장이 아름답다. 미소와 눈물을 번갈아 선사하는 이 책의 귀함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플레그가 가득 붙은 이 책은 꼭 소장해서 읽으시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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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에게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교사가 필요 없다. 아이는 스스로 그것을 찾아가고 있다. 자신의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아이는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우주에 무엇이 있는지, 땅 속에 무엇이 묻혀 있는지, 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자기 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언어란 무엇인지, 믿음이란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고 끝나는지 알고 싶어 한다. 아이의 일상은 끊임없는 탐구의 연속이다. 내 역할은 최대한 답해주는 것 그리고 가끔은 답을 몰라도 괜찮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160p

아이는 바늘이 찔린 상처투성이 손으로 제 사랑을 내밀지만 나는 차마 그 손을 잡지 못한다.
“엄마, 사랑해. 엄마, 내가 사랑하는 거 잊지마.” 분노와 슬픔이 나를 삼킬 때 아들은 내게 이렇게 노래해준다. 아이의 신뢰를 받는 나는 부서진 나날에도 더 많이 사랑하고 나아지겠다고 약속하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지쳤다. 대신 나는 버티려고 노력한다. 웅덩이에서 물장구 치는 대신 청소를 하면서, 내가 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엄마가 되려고 노력한다.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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