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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우편배달부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평점 :
네루다는 칠레의 시인이자 정치인이며 71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이 책은 네루다 시인이 한 시골 마을에 이사를 오면서 한량인 주인공이 시인에게 우편을 배달하는 일을 맡겨되며 시인과의 소통으로 주인공이 변하는 과정을 통해 당시 칠레의 청치, 사회적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당시 칠레는 미국처럼 양원제 체제였고, 투표를 통해 대통령을 뽑았다. 네루다는 대통령 후보로 올라가지만 혁명가 아이헨데에게 밀리고 프랑스 대사로 고국을 떠난다. 자신이 사랑했던 고국을 그리워하는 그에게 주인공은 고국의 향내를 담아 보내는 장면은 이 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주인공은 시인에게 메타포를 배우고 활용한다. 그 메타포로 한 눈에 반한 여성과 만남을 성사 시키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되는 주인공은 네루다가 떠난 후 2세가 태어나는데 그 2세의 목소리가 네루다에게 보내는 녹음 테이프에 담기는 글은 뭉클함을 선사한다.
네루다의 마지막 그리고 군사 쿠데타로 인한 정권 교체 시기가 맞물리며 세계적인 거장의 죽음은 초라하게 막을 내린다.
주요 산업을 국유화 하려는 아이헨데와 달리 신자유주의 즉 경쟁에서 살아남는 자가 승리자를 추구한 칠레의 현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덕분에 길고 먼 나라라는 정보만 있었던 칠레의 근현대사를 조금이라도 알게해 준 시간이었다.
저자는 분명 블랙 코메디의 대가일 것으로 추측한다. 이건 소설인가? 코메디 대본인가? 싶을 정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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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싸
싫어요! 여기 남을 거에요!
강물은 자갈을 휩쓸어 오지만 말은 임신을 몰고 오는 법이야. 가방 싸.
전 스스로를 지킬 줄 알아요.
흥! 스스로를 지킬 줄 아신다고요! 제가 보기엔 손끝만 스쳐도 무너질 것 같은데요. 이 몸이 그대보다 훨씬 먼저 네루다 시를 읽었다는 것을 기억하시죠. 남정네들이 달아오르면 간덩이까지 시로 변하는 걸 모를 것 같으신가요.
네루다 씨는 점잖은 분이에요. 대통령이 될 거라고요!
침대에서는 대통령이든 신부든 공산당 시인이든 똑같아. ‘키스를 하고 떠나가는 뱃사람들의 사랑이 나는 좋네. 언약은 남지만 영원히 돌아오지 않네.’라는 시를 누가 썼는지 알아?
네루다 씨요!
옳거니! 그런데도 그렇게 태연해?
저라면 고작 키스 한 번 때문에 그렇게 호들갑 떨지 않겠어요.
키스 때문이라면 나도 물론 안 그러지. 하지만 키스는 불을 일으키는 불꽃이야. 네루다 씨의 다른 시도 들어 보렴. ‘키스와 빵이 골고루 있는 사랑이 좋아.’ 탁 까놓고 말해 아침도 침대에서 같이 먹자는 수작이지. 64p
이 어무니 말투가 🤣🤣🤣
닭대가리 같으니! 지금은 네 미소가 한 마리 나비겠지. 하지만 내일은 네 젖통이 어루만지고 싶은 두 마리 비둘기가 될 거고, 네 젖꼭지는 물오른 머루 두 알, 혀는 신들의 포근한 양탄자, 엉덩짝은 범선 돛, 그리고 지금 네 사타구니 사이에 모락모락 연기를 피우는 고것은 사내들의 그 잘난 쇠몽둥이를 달구는 혹옥 화로가 될걸! 퍼질러 잠이나 자!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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