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문 테이크아웃 10
최진영 지음, 변영근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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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문
#최진영_글 #변영근_그림
#미메시스

1년 넘게 약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읽기도 힘든 약의 이름. 그 중에도 몇몇 약 이름을 외운다.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받아가는 약.
약을 사야하는 시기인데도 나타나지 않는 손님이 생기면 혼자 상상을 한다. 더는 약을 먹지 않아도 될 만큼 회복했으리라 생각하고 싶지만 상상은 매번 나쁘게 번진다. 살아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약국에 다시 나타나면 좋겠고, 밖으로 지나가는 모습이라도 볼 수 있으면,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면..

그에겐 동생이 있었었다.
안타깝게도 과거형이고 현재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옥상에 신우와 같이 있었더라면,
같이 비를 맞았더라면,
신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았다면,

신우를 이해할 수 있을까?

신우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죽음은 끝인건지? 그저 다른건지?
모르겠다. 아무 것도

형, 단풍이 빨갛게 물드는 거 왜 그런지 알아?
가을이잖아.
노폐물이야.
뭔 소리야.
노폐물이라고.
뭐라는 거야.
나무가 죽어 가면서 배출하는 오물을 보고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관광하고 사진 찍고 그러는 거라고.
야, 너는 좀.
한창 살아 있을 때, 푸를 때는 왜 아름답다고 하지 않지?
말을 알아듣게 해.
푸를 때는 애 덥다고 짜증만 내냐고.
여름은 덥고 더우면 짜증나지. 당연하잖아.
다 푸르니까 모르지 사람들은. 살아 있는 그 함성을. 시끄럽다고, 72p

삶의 찬란함을 시끄럽다고, 무시하지 말고 아름답게 보는 눈을 갖을 것.
삶을 귀하게 여길 것.
곁의 그 누구도 존재 그 자체가 기적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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