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 알고 보면 가깝고, 가까울수록 즐거운 그림 속 철학 이야기
이진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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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철학 / 두 영역 모두 탐나긴 하지만 어렵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묶어서 이야기하신단다. 😲
그래도 궁금하다. 저자의 말랑한 철학이 미술과 어떻게 엮였을까?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라는 최신작을 통해 작가님을 만나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렇게 작가님 책을 단시간에 다 쫓아갈 정도로 ❣️ 저자는 육아와 단어, 미술을 통해 철학을 쉽게 이야기한다. 이렇게 다정한 철학자라니 💙

저자의 다른 책에 비해 이 책이 철학의 파이가 가장 크다.
미술에서 철학으로 어떻게 이어질까?

🎨 천지창조에서 니체의 <신은 죽었다>를 말한다.
니체가 신을 부정했다?로 오역할 수 있는 이 문장. 니체는 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니체에게 신은 사망선고 대상이었지만, 경탄의 대상. 이 문장의 의미는 진정한 크리스천은 단 한 사람이었고 그가 바로 예수. 그는 십자가에 매달려 죽었으니, 그로 인해 만들어진 천국의 이야기를 믿으며 불안해하는 인간들은 나약하고 오매하다. 그러므로 니체는 신이 죽었으니 신의 위치를 향해 스스로 드높이는 삶을 살라. 말한 것.

🥃 리카반도의 <메드이슨 자 / 여름 빛> / 유리병을 통해 군자를 말한다.
자공이 공자과의 대화는 꽤 유명하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가장 좋은 제기 그릇이라 말한다. 이 글을 듣고 제자는 왜 실망했을까?
공자가 말하는 군자는 그릇이 아니라 그릇에 담길 내용물이라 정의했기 때문.
그릇은 사용 용도가 정해져 있고, 틀이 있어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군자는 그릇이 아닌 내용물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
유리병은 사용 용도가 다양하고 안과 밖이 서로 경계가 있지만 투명하게 보인다는 점에서 유리병 같은 사람에 대한 고찰

🍎 어두운 바탕의 사과나무 / 밝은 배경의 사과나무를 통해 홉스와 로크를 읽는다.
홉스의 <리바이어던>에 나오는 자연상태는 그 유명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다.
인간의 능력이 평등하다고 봐고 재화에 대한 희망도 평등하다고 봤다. 당연히 누가 먼저 차지할까? 늘 불안한 인간은 서로를 경쟁 상대로 여긴다. 자연 상태에서 두려움이 팽배하다. (성악설의 대표로 배우기도 했었던 홉스/ 저자는 인간의 악이 아니라 홉스의 인간은 불안한 인간이라고 말함)

로크의 <시민정부론>의 자연상태. 자연 상태에서의 재화가 풍부하기에 적절히 공존이 가능하다.
두 번의 계약 ‘시민 사회’ ‘정부’ 정부가 무너져도 자연상태가 아닌 시민정부로 돌아감.

바로 다음은 파울 클레<상대의 지위가 더 높다고 믿는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루소의 자연상태에 대해 설명한다.

이렇게 그림으로 설명하니 이해가 쏙쏙~ 족집게 선생님이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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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만이 가치있고 쓸모 있기 때문에 과거를 증오하고 파괴하자는 생각의 위험함, 혹은 어리석음이 여기에 있다. 어떤 것이 가치 있게 느껴질 수 있고,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다른 것을 쉽게 혐오하거나 파괴할 권리를 주지 못한다. 어떤 것의 가치나 중요성은 때로 그 대립항이 존재함으로써 더 빛난다. 127p

존 루카스의 <정의에 관하여> ‘불의는 바지를 입는다.“의 의미
정의는 얌전하고 조용한 덕목이지만 불의는 바지를 꿰어 입고 달려 나가게 한다는 말.
급하게 바지를 입고 뛰어나가는 건 평화로운 일상에서가 아니라 위급한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것.

인간은 비어 있는 존재다. 어느 한 가지 모습으로 고정된 존재가 아니다. 나는 불행한 인간이 아니라 그저 불행한 순간이 나를 지나갈 뿐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 아니라 악한 마음이 잠시 나를 스쳐갈 뿐이다. (중략) 우리가 비어 있다는 점, 딱딱한 돌이나 껍데기처럼 굳어 있는 존재가 아니라 마음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존재로 말랑하게 변신할 수 있는 능력자라는 점은 우리 삶을 한층 다양하고 즐겁게 한다. 비어 있는 구멍을 좋은 것으로 채우려고 노력하고 좋은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 이것이 인간이 가진 고유한 능력이다.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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