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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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을 읽은 후의 감정을 다시 느낀다.
두 작품의 공통점 : 이렇게도 잘 쓰시기 있어요? 이렇게나 감정까지 고스란히 빨려 들어가게 만드실 건가요? 최은영, 김애란 두 작가님 모두 진짜 단편계의 신이구나.. 🥶🥶🥶
현재 우울한 상태에 있는 사람은 피하라고 하고 싶다. 특히 관계의 힘듦에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마지막 작품 <서른>은 너무 아파 중간에 책을 덮기도 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머리 속에서 다 지운 이유.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는 분은 큰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

🍃 너의 여름은 어떠니
호감이 있던 대학 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과거의 사람들을 만나기에 불편한 상황인 주인공. 반년 전 직장을 관두고 방바닥에서 뒹구는 생활만 한 덕에 체중이 과하게 불어난 상태이기도, 어린 시절 물에 빠진 나를 구해준 생명의 은인인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한 날이었다. 부모의 상이라고 해도 이른 감이 있는데 20대 친구의 죽음에 관한 소식이라니..
호감이 있었던 사람의 절실한 꼭 너여야만 해~라는 부탁을 거절하기가 어디 쉬운가? 방송국에 도착한 주인공.
오늘의 미션은 날씬한 푸드 파이터 옆에서 뚱뚱한 자신은 레슬링 복장으로 그녀를 빛내주는 것.

🍃벌레들
신혼집보다 조금 큰 집으로 이사를 했다. 오래된 지역이었다. 주변은 공사로 늘 시끄러웠고 집은 너무 낡아 쓸고 닦아도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열심히 꾸미고 아늑한 공간을 만들려 노력했다. 집을 무리해서 장만했기에 아이는 몇 년 후에 갖기로 약속했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끝없이 나타나는 벌레와 곰팡이들이 가득한 곳, 주변이 온통 공사 소음으로 가득한 곳에서 아이의 출산을 기다리게 된다.

🍃 물속 골리앗
크레인에서 아버지가 실족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마가 졌다. 마을엔 길이 끊기고 휴교령이 내려졌다. 전기, 물도 끊기고 악취가 나기 시작한다. 어머니는 그 와중에도 아버지 무덤을 걱정한다. 비닐에까지 가득 최대한 물을 받아두고, 가지고 있는 음식으로 생활을 이어나가지만, 이 생활이 언제까지 지속될까?

🍃 그곳에 밤 여기에 노래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남자. 이번엔 진짜였다. 정말 사랑했는데..

🍃하루의 축
남편이 죽고 아들 하나 애면글면 키웠다. 엄청난 인파들이 오가는 그렇지만 언제나 깔끔하고 청결함을 유지하는 인천 공항의 화장실 청소를 하며 키운 아이는 평생 말썽 없이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오고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저 택배 하나 훔쳤을 뿐인데…
+ 이번 달은 #여둘톡 전국노화자랑에 이어 밑의 털과 인연 많네. 🤣

🍃 큐티클
또래의 여자들의 유행과 문법을 잘 따라가는 주인공. 대학의 졸업 후 언론사 시험에 몇 번 떨어지고 외국계 제약회사 쪽으로 눈을 돌렸다. 직장에 다닌 지 3년. 가장 먼저 방을 옮기고 삶의 질을 향상을 위한 욕심을 계속 부렸다. 월급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으니까. 딱 한 뼘만큼의 향상. 그 한 뼘을 채우려고 했다.

🍃 호텔 니약 따
힘든 여행에 좋은 관계 유지란 어렵다지. 힘든 여행과 도박을 하면 그 사람 성격을 알 수 있다고 옛 어른들이 그러셨다지. 😅

🍃 서른
부모가 반대했지만 불문과에 진학했고, 휴학하고 아르바이트하고 그 긴 과정을 거쳐 대학에 졸업했는데 구직은 되지 않고, 아버지 친구가 아버지 화물트럭으로 인명 사고를 낸 탓으로 집안이 폭삭 주저앉은 상황에 꽤 근사한 성공한 모습으로 전 남친이 나타났다.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처음엔 의심했지만 주변의 설득이 결국 그녀를 주저앉게 했고, 이 괴로움에서 이 허기에서 벗어나려면 누군가를 그 자리에 들어가게 해야 했다. 하필 그때 자신을 스승으로 대했던 학원 제자의 전화가 울렸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단편소설추천 #단편소설대가작품 #한국문학추천 #이렇게잘쓰인작품이라니 #북스타그램


인생의 모든 순간은 과정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이가 먹으면 꼭 무언가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걸로 자신을 해치지 말라고…

지난 10여년간 여섯 번의 이사를 하고, 열 몇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정말 그게 다인데. 이렇게 청춘이 가버린 것 같아 당황하고 있어요. 그동안 나는 뭐가 변했을까. 그저 좀 씀씀이가 커지고, 사람을 믿지 못하고, 물건 보는 눈만 높아진, 시시한 어른이 돼버린 건 아닌가 불안하기도 했고요. 이십대에는 내가 뭘 하든 그게 다 과정인 것 같았는데, 이제는 모든 게 결과일 따름인 듯해 초조하네요.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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