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들판을걷다#클레어키건#허진_옮김#다산책방#맡겨진소녀 #이처럼사소한것들 두 작품이 워낙 어마어마했기에 그녀의 글을 만나는 자체로 가슴이 떨렸다.감사하게도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귀한 분의 선물로 책을 받아 더욱 좋았고..이 작품은 위 두 작품 전에 쓴 글들이다.아일랜드도 유교 국가였어?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가부장적인 남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작품에선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펄롱’ 유형의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 비윤리적이고 폭력적이고 무능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주로 나온다. 좀 과한 인간상이라야 소설로 쓰이기 좋으니까?라고 생각해 보지만, 언제나 현실은 그보다 심각하다. 접근성이 쉬운 나라가 아니라 그 이국적인 풍경의 묘사가 매혹적인데 거기에 더해 우리나라 미신처럼 아일랜드의 설화? 미신? 등이 더해졌다. 발 닦은 물은 밖에 버려야 한다니… ( 작가의 소설이 좀 서늘한 느낌이라 이 나라를 상상하며 읽을 땐 늘 좀 추운 이미지가 있었는데 아일랜드는 온대 해양성 기후로 비교적 계절별 온도차가 적은 좋은 기후의 나라이며) 책의 첫 단편이 너무도 강해서 그 단편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읽었다. <작별 선물> 대가족이 싫었던 엄마. 폭력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계속 태어났기에 주인공에게 종종 양동이에 넣어 물에 빠뜨려 죽이겠다는 말을 하곤 했다. 먼저 태어난 형제들은 교육의 혜택을 받고 집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늦게 태어난 아이들에겐 그런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았다. 그녀 스스로 집을 떠날 준비를 한다. 미국이라는 먼 곳으로 떠나며 마지막 인사를 하러 아버지를 만난다. 이 마지막까지 아버지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기에 아이가 아버지의 방으로 그 끔찍한 기억이 가득한 방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혹시나 약간의 여비를 쥐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은 엄마의 권유로 아버지 방으로 향한다. 🤬🤬🤬 세상에 있는 모든 욕을 다 뿜어내고 싶었다. 그 이유는 책에서 확인하시길 그 외에도 이기심에 가득 찬 인물들이 나온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임신까지 시키고 자기는 자기만의 세계로 쏙 숨는 남자, 옛 여인의 결혼식에 참석한 남자,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던 남자 등 세상 찌질…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도 작가의 문체는 빛난다. 길지 않는 분량의 글로 우리를 그 속에 폭 넣어 분통 터지게 만드는 힘이라니..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신간도서추천 #엄청난필력의작가 #문학의힘 #이국적인소설 #단편소설추천 #북스타그램 #도서블로거 “그 사람 앞에서 속옷을 내리고 어느 동네에서 자랐는지 이야기한 다음 잘되기만 빌어야지.” “중국놈이잖아. 개 잡아먹고 똥 대신 찻잎을 싸지.” 45p <- 헙;; 이런 표현을 하는구나..바이올린의 아름다운 고음, 듣기 싫게 찢어지는 소리가 되기 직전의 그 음 같다. 그는 단념하고 수면으로 떠오른다. 헤엄쳐 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둥둥 떠 있다가 서서히 해변을 향해 애쓰며 나아간다. 거리가 무척 멀지만 밤하늘을 등진 리조트 불빛이 선명하고 점점 가까워진다. 158p과거는 곧잘 배신을 했고, 천천히 움직였다. 자기만의 속도로 결국은 현재를 따라잡을 것이다. 게다가 어차피, 뭘 할 수 있을까? 후회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고 슬픔은 과거를 다시 불러올 뿐이었다. 19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