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들판을 걷다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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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소녀 #이처럼사소한것들
두 작품이 워낙 어마어마했기에 그녀의 글을 만나는 자체로 가슴이 떨렸다.
감사하게도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귀한 분의 선물로 책을 받아 더욱 좋았고..

이 작품은 위 두 작품 전에 쓴 글들이다.

아일랜드도 유교 국가였어?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가부장적인 남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작품에선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펄롱’ 유형의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
비윤리적이고 폭력적이고 무능하고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이 주로 나온다. 좀 과한 인간상이라야 소설로 쓰이기 좋으니까?라고 생각해 보지만, 언제나 현실은 그보다 심각하다. 접근성이 쉬운 나라가 아니라 그 이국적인 풍경의 묘사가 매혹적인데 거기에 더해 우리나라 미신처럼 아일랜드의 설화? 미신? 등이 더해졌다. 발 닦은 물은 밖에 버려야 한다니… ( 작가의 소설이 좀 서늘한 느낌이라 이 나라를 상상하며 읽을 땐 늘 좀 추운 이미지가 있었는데 아일랜드는 온대 해양성 기후로 비교적 계절별 온도차가 적은 좋은 기후의 나라이며)

책의 첫 단편이 너무도 강해서 그 단편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읽었다.
<작별 선물>
대가족이 싫었던 엄마. 폭력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계속 태어났기에 주인공에게 종종 양동이에 넣어 물에 빠뜨려 죽이겠다는 말을 하곤 했다. 먼저 태어난 형제들은 교육의 혜택을 받고 집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늦게 태어난 아이들에겐 그런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았다. 그녀 스스로 집을 떠날 준비를 한다. 미국이라는 먼 곳으로 떠나며 마지막 인사를 하러 아버지를 만난다. 이 마지막까지 아버지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기에 아이가 아버지의 방으로 그 끔찍한 기억이 가득한 방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혹시나 약간의 여비를 쥐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은 엄마의 권유로 아버지 방으로 향한다.

🤬🤬🤬 세상에 있는 모든 욕을 다 뿜어내고 싶었다.
그 이유는 책에서 확인하시길

그 외에도 이기심에 가득 찬 인물들이 나온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임신까지 시키고 자기는 자기만의 세계로 쏙 숨는 남자, 옛 여인의 결혼식에 참석한 남자,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던 남자 등 세상 찌질… 이런 이야기들 속에서도 작가의 문체는 빛난다. 길지 않는 분량의 글로 우리를 그 속에 폭 넣어 분통 터지게 만드는 힘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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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앞에서 속옷을 내리고 어느 동네에서 자랐는지 이야기한 다음 잘되기만 빌어야지.” “중국놈이잖아. 개 잡아먹고 똥 대신 찻잎을 싸지.” 45p <- 헙;; 이런 표현을 하는구나..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고음, 듣기 싫게 찢어지는 소리가 되기 직전의 그 음 같다. 그는 단념하고 수면으로 떠오른다. 헤엄쳐 갈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둥둥 떠 있다가 서서히 해변을 향해 애쓰며 나아간다. 거리가 무척 멀지만 밤하늘을 등진 리조트 불빛이 선명하고 점점 가까워진다. 158p

과거는 곧잘 배신을 했고, 천천히 움직였다. 자기만의 속도로 결국은 현재를 따라잡을 것이다. 게다가 어차피, 뭘 할 수 있을까? 후회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고 슬픔은 과거를 다시 불러올 뿐이었다. 1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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