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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다섯 문장으로 자기 소개하기. 그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말이 들어가야 해.
🙋 채운
나는 외동이다.
나는 작년에 다리를 다쳐 축구를 관뒀다.
나는 돼지갈비를 싫어한다.
축구를 그만두고 이모집에 살게 된 채운이 소개를 마치기도 전 소리라는 아이가 소개를 시작했다.
엄마는 교도소에 있다.
그런데 사실 내가 교도소에 가야 했다.
이 이야기는 엄마와 나만 아는 비밀이다. 그 누구에게도 말해서는 안되는 비밀이다. 그렇지 않으면 엄마도 없어질 거라 말했다. 그런데 그 밤. 우리집에서 일어났던 일을 누군가가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같은 빌라에 살던 아이가 이 반에 있나보다.
🙋 소리
나는 어릴 때 못을 밟아 발을 다친 적이 있다.
나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나는 가끔 아침에 눈뜨는 게 두렵다.
나는 누군가의 손을 놓쳐 그 사람을 잃은 적이 있다.
나는 곧 죽을 사람을 알아본다.
🙋 지우
나는 도마뱀을 키운다.
나는 가족이 없다.
엄마는 자살로 나를 떠났다.
아버지의 행방을 모른다.
엄마의 애인인 선호 아저씨 집에서 나와 돈을 벌러 갈 생각이다.
고통 배틀인가?
한 아이의 사연에 쓰린 마음으로 다음 아이를 만났는데 이 아이도 또 다른 아이도 힘든 상황이다.
뇌암으로 엄마를 잃은 소리는 엄마가 죽기 전 곧 죽을 동물의 손을 잡으면 흐리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매일 엄마의 손을 잡아본다. 간절히 선명하게 보이길 바랐지만 결국 엄마는 떠났고, 반에서 조용하기만 했던 지우의 도마뱀을 맡게 된다.
채운에게 지우에게 유일한 가족의 존재로 여겨지는 개 뭉치와 도마뱀 용식은 그들 곁에 오래 있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데…
고통 속에 유일한 기댈 곳마저 사라진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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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지, 사람들 가슴속에는 어느 정도 남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그런데 모를 리 없는 저열함 같은 게. 140p
지우가 따돌림당하던 당시 용식은 만화나 신화 속 멋진 용들과 달리 지우를 구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지우는 ‘때로 가장 좋은 구원은 상대가 모르게 상대를 구하는 것’임을 천천히 배워나갔다. 실제로 그 시절 지우는 용식 덕분에 그나마 한 시절을 가까스로 건널 수 있었다. 용식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시간이었다. 극적인 탈출이 아닌 아주 잘고 꾸준하게 일어난 구원. 상대가 나를 살린 줄도 모른 채 살아낸 날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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