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 히포크라테스의 후예에게 고함
곽경훈 지음 / 포르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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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현. 응급의학과 전문의이며 작가이다. 외모는 조폭에 가깝고(본인 피셜 / 실제로 운동도 많이 했음. 거대한 체격에 근육질 몸에 짧은 머리. 부드러워보이지 않는! 외모를 소유하셨다고 함) 부당한 상황에 참을 줄 모르는 성정이다.
<응급의학과 곽경훈입니다>를 읽고, 이러다 병원에서 쫓겨나시는 건 아닌가? 걱정했을 정도로 병원 구조의 쓴소리를 많이 하셨었는데, 사직을 권고 당한 것인지 자발적인 이직인지 현재는 다른 병원에 계신다. (굉장히 궁금해지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의료대란.
의협회장의 말도 정치계의 말도 답답해서 미치기 일보 직전에 이런 제대로 된 의견을 내는 분이 계셔서 참 다행이다. 싶다. 이런 말이 이 일에 영향을 미치려면 더 큰 파장에 요동쳐야겠지만..

탁상공론도 문제이고, 내 밥그릇 지키기도 문제다.
현명한 답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좋아지기 위한 선택일 터.
그런데 감정 싸움, 자존심 싸움이 되어버렸다.
그것들이 그들은 너무도 중요한가보다.
다른 나라에서 인정해줬던 의료 시스템.
그걸 부시고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보다 그들은 자존심이 더 중요한가보다. 싶다.

오죽하면 그랬겠어! 라는 측면도 생각해본다.
그런데 꼭 이렇게까지?가 언제나 앞선다.

책은 지난 2년 동안 <더메디컬>이란 매체에 매달 칼럼을 적은 글을 묶은 것. 이 대란에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전문의의 입장이었는데, 이 책의 막바지엔 대학 병원에서 인턴과 전공의까지 빠져 나가는 것으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어떻게 어떻게 최대한 일상의 바퀴를 느리게나마 굴렸는데 그마저도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자세한 기술이 없지만, 마비와 비슷한 상황이라 짐작된다. 전문의와 간호 인력만으로 바퀴가 굴러가긴 너무도 힘든 구조니…

답답함이 해갈되진 않지만, 전공의가 이런 의견을 갖고 있고, 이런 글을 쓰셨다는 게 약간의 위로가 된다. 아직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평소보다 더 과중한 업무를 지키고 계시는 분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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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인류를 괴롭힌 코로나19 대유행도 끝을 맺었다. 그러나 대유행의 끝이 평안의 시작은 아니다. 대유행을 구실 삼아 미루어 둔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일을 해결할 시기가 도래했기에 오히려 새로운 혼란의 시작이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의대 정원의 증원, 공공 의료와 필수 의료, 보장성 확대, 강화된 면허 관리법 등 대유행을 구실 삼아 보류했던 문제가 수면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의료 제도를 두고 좀 더 본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이런 시기를 맞이했음에도 주변을 둘러보면 무턱대고 꺾이지 않는 마음을 지닌 의사가 적지 않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마음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한층 돋보인다. 편협한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획일화된 생각을 지닌 사람의 마음은 고립과 파멸로 가는 급행 열차란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의료계가 마주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사회 구성원과의 소통과 협의가 필요하다. 정부와 달느 단체의 주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여 설득해야 한다. 그런 대안 없이 소위 수가 인상과 처우 개선만 외쳐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 129p

의대 증원을 두고 시시콜콜한 주장을 펼칠 생각은 없다. 다만 정부와 의사 사회가 강 대 강으로 부딪혀 몇몇 언론이 은근히 그들의 갈등을 부추기고, sns에는 혐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도 병원에서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리고 싶다.
의대 증원 문제 외에도 이런저런 다양한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위대한 개혁가를 자처하는 정치인, 메시아를 참칭하는 전문가, 지식인을 휴내 내며 온갖 조언을 남발하는 유명인을 많이 봤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실을 망치지 않으려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기에 우리 사회가 무너지지 않고 조금씩이나마 전진한다고 생각한다. 17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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