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돈이 아니라 시간을 소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안정적인 돈 대신 넘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시었던 것이다. 24시간을 오롯이 내 마음대로 살며, 내가 어떤 모양으로 빚어지는지 보고 시펐던 것이다. 그게 너무 궁금해서 결국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고정된 삶을 지키는 대신 무정형의 시간을 모험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너무 모든 걸 정하지 않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 목표 같은 건 당분간 잊는 건 어떨까. 40년 넘게 정해진 모양대로 살았는데, 앞으로의 모양도 정해져 있다면 조금 슬플 테니까. 무정형인 시간을 온전히 받아들여, 찬찬히 나만의 하루를 완성해내고 싶다. 313p 치열한 것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광고 회사의 카피라이터로 19년 일한 사람.<내 일로 건너가는 법>이란 리더의 이야기를 쓰고 바로 퇴사 소식이 들려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었지만..이번 책으로 그녀가 그 긴 시간을 어떻게 삶을 조이며 살아왔는지 이해할 수 있었기에 그녀의 퇴사를 격하게 응원하게 된다. 어떻게 ‘도시’를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가 있을까?남들이 이야기하는 부정적 의견은 다 어디로 간건가? 싶을 정도의 ‘파리 찬양’진짜? 정말 이렇게까지 좋을 수가 있나? 싶지만이건 작가님이 파리를 사랑하는 마음때문이겠지.나만의 시간이 무척 중요하고, 사회성이 적은 작가가 오래도록 한 회사에서 일했다는 점이 너무 놀랍다. 철저히 혼자인 시간이 꼭 필요한 작가는 친구들의 방문에 환대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예쁘기만 하다. 모범적인 사람. 틀에 스스로 자신을 가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틀을 벗어던졌다. 오롯이 감정에 따라 살아가는 파리에서의 두 달이 멋진 책 한 권이 되어 나온 이유는 그 긴 시간의 모범이 깔렸기 때문이리라. 호기심 많고, 배움을 즐기고,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런 그가 오래도록 사랑했던 파리를 즐긴다.거기에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한식파이고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녀의 치즈 사랑이 이해되진 않지만, 그 치즈를 김치로 바꿔 읽으니 그녀의 눈빛 하트가 자동 이해가 되더라는 😆 카피라이터인데 사진도 이리 잘 찍으신다구요?오일 파스텔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진다.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파리찬양기 #오래품은사랑 #퇴사자의삶 #도비이즈프리 #자유인 #모범생의일탈 #에세이추천 어떤 말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해된다. 이것은 휴가가 아니라 여행. 여행이 아니라 삶. 한 시기의 삶. 기어이 내가 마련한 삶. 20년간의 회사 생활을 저축해 얻어낸 이자 같은 삶. 거기에 합당한 삶의 모양을 취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일이었다. 16p 워낙 뭘 기억하지 못하다 보니 책을 읽어도 모든 지식은 싹 다 휘발된다. 놀라울 정도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어쩌겠는가. 이런 내가 나의 환경인 걸. 132p <— ㄲ ㅑ~~ 작가님도 그렇다구요? 정말요? 저는 정말 완전 휘발되는 사람이라 좌절하며 살았는데… 으하하하하 힘이 납니다. 파리에 가면 바게트가 아니라 트라디를 먹을 것. 바게트는 공장에서 만들어 납품하는 경우도 있지만, 트라디는 당일, 그 빵집에서 전통 방식으로 그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법에 정해져 있다고 함! 어느 상황에서든 긍정을 찾아내는 작가님! 저도 그런 생각을 지향하는 사람이라 작가님의 생각 마음에 쏙~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