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엔드 소설Q
이주란 지음 / 창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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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친한 친구를 잃은 것으로 보이는 기주. 엄마는 힘겹게 할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데 기주를 자신의 힘든 상황에 더 머무르지 말고 나가라고 했다. 기주는 철저히 혼자가 되어 살고 있다.

어쩐지 초반의 이야기 흐름에 아무런 기반 없는 기주가 친한 친구마저 잃고 모든 것을 놓고 지내는 것으로 그려져 마음이 조려지기도 했지만, 이주란 작가의 이전 작품의 결을 알기에 믿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녀에겐 직장이 있었고, 나름의 일상을 유지하고 살아가고 있다.
윗집에 혼자 살던 할아버지가 꽤 오래 보이지 않으신다. 수프를 건넸던 것이 벌써 한참 전이다.
할아버지는 혼자 세상을 떠났고, 자녀들은 그의 장례를 치르지 않는다고 했단다.
다행스럽게도 집주인이 장례를 치러드린다고 한다.
기주는 할아버지의 부재에도 종종 할아버지의 집에 방문하곤 한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장 과장님의 도움으로 원경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용기를 내 찾아간 곳에서 원경을 만나보진 못했지만,
그들이 헤어졌던 그 장소로 찾아가는 기주.
기주가 혼자이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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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자신? 원경의 메시지에 답하지 못한 채로 1년 정도가 지나서야 나는 종종 원경의 말대로 내가 솔직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할 때가 있었고 앞으로 나 자신이랄지 가까운 사람들에겐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내게는 누군가를 잃는 것보다 상대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나에 대해 솔직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는 게 더 두려웠다. 30p

그러니까 이런 모든 생각들이 때로 무의미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이유는, 종종 무엇도 바라는 것 없이 마음이 좋을 땐 지난 일들과 현재의 나 사이에 별다른 연관이 없다고 생각한 적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이미 일어난 일은 영원히 그때 그대로라는 것. 나는 어떤 일을 같이 경험한 사람들의 기억이 모두 다른 걸 볼 때마다 사실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긴 하는 것인지 종종 의문이 들고는 했다. 93p

나는 왜 그토록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어 했을까. 기쁨이나 슬픔은 그렇지 않은데 나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운 이 오래되고 깊은 마음들은 왜 꼭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시어했는지 잘 모르겠다. 1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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