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죽은 밤에
아마네 료 지음, 고은하 옮김 / 모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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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예정 지역이라 빈 집이 많은 곳에서 이제 막 14살이 된 한 아이가 친구를 죽이고, 자살로 위장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자수하면 사형 아닌 거죠?”

자신을 네가라고 불러 달라는 피의자. 엄마랑 둘이 사는 딱 봐도 가난이 보이는 아이.
죽인 건 인정하지만, 동기를 말하지 않는 피의자.

가난한 집안에서 출세를 위해 아득바득 공부하여 경찰이 된 마카베는 형사가 된 지 몇 년 만에 형사부장의 눈에 드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가난했지만, 가난을 극복하여 이 자리를 갖은 마카베는 가난했기에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기대한다는 부장의 한 마디에 검찰에 넘기기 전에 이 사건의 동기를 파악하고 싶은 마음이 큰 마카베는 생활 안전과 소속의 나카타와 짝이 된 것이 못마땅하다.

마르고 가난이 드러나는 옷차림과 외모를 갖은 네가와는 달리
아빠와 둘이 살지만, 단정하고 예쁘고 부유함이 흐르는 플루트를 연주했던 관학부 아이 가스가이 노조미.
마카베는 이 두 아이의 다른 점만으로 가난한 아이가 부자인 아이에게 갖는 열등감이라는 프레임으로 이 사건을 인식한다. 그런 그들 앞에 네가 친구의 엄마이자 아동빈곤 르포 작가로 유명한 하세베가 나타나 네가는 엄마를 두고 그런 일일 할 아이라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곧 네가의 엄마가 강에 뛰어들었다는 신고를 받는다.

네가의 엄마도 병원에 노조미의 아빠도 병원에.. 그렇게 두 아이의 보호자는 병원에 있어 제대로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고, 두 형사는 네가의 주변을 탐문하기 시작한다.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넌 너무 행복해. 하지만 아프리카 아이들처럼 될 것 같으면 언제든 선생님한테 말하렴. 그건 정말로 힘들다는 거니까.”

먹거리가 없어 물로 배를 채우고,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빨래도 제대로 할 수가 없고, 불도 켤 수 없는 상황에 살지만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없었다. 자신은 아프리카 아이들 보다 행복한 상황이라고 했다. 선생님이…

‘너는 언니나 오빠에 비해 뒤떨어진 아이니까 이 정도는 해야 돼’라며 학대를 받던 아이는 다정한 사람을 만나 결혼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폭력을 일삼는 사람으로 변했다. 간신히 이혼을 하고 아이를 데리고 살아야 하는 여자는 제대로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게 됐다. 지속적인 학대에 정신이 무너졌기 때문.. 네가 엄마의 사연이다. 그렇기에 네가는 중학생이지만 돈을 벌어야 했다. 가짜 이력서를 만드는 일은 엄마가 도와줬다.

그런 네가에게 유일하게 다가온 친구였다. 노조미는
부자처럼 보였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현실에 주저앉지 않고, 플루트로 성공할 거라 했다.
함께 이 상황을 극복하고자 손을 잡아줬던 유일한 아이 노조미.

네가는 왜 노조미를 죽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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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아프리카요 #보호자가없는아이들 #신간도서추천

착했던 아빠는 학원이 망하고 나서 변했다. 엄마가 결혼 전에 그것까지 알고 있었어야 했나. 세상의 모든 부부는 그런 걸 다 알아보고 결혼한 건가. 53p

+ 책 표지가 아쉽다.

피드가 길어저 개인적 의견이 잘림.

가난은 드물지 않다. 어떤 가혹한 상황에서든 노력하면 길은 열린다. 엄마를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여기까지 온 나도 있으니, 이 전제가 틀렸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를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는 건 엄마가 고생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덕에 공부만 할 수 있었다.
엄마한테만 고생을 시켰기에, 나는 노력할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노력하면 뭐든 이룰 수 있고, 밝은 미래가 펼쳐진다고 믿었으니까. - P178

엄마는 "너무 큰 도움이 되고 있어. 네가 내 딸이라 정말 행복해"라며 여전히 내가 번 돈의 전부 가져가고 있다.
엄마는 요즘 컨디션이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역시 일은 가지 않는다.
내가 벌고 있는데도 우리 집 생활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 엄마는 청소도 안 해서 집에는 쓰레기만 쌓여간다. - P233

TV에 가난한 애가 나왔는데 집에 에어컨이 있으면 가짜 가난이라든가, 저런 건 사치라든가 떠드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런 게 무서운 거겠지. 근데 생활보호 받으면 취미도 없어야 하는 거야?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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