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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인문학
조이엘 지음 / 섬타임즈 / 2024년 5월
평점 :
퇴계 이황에서 윤선도까지 한 번에 읽으면 멈출 수 없는 통쾌한 지식의 향연! 역사의 파편에서 현재를 읽다.
부제는 이 책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이황에서 윤선도까지의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하며 현재와 비슷한 사건을 함께 연결지어 돌려까는 이야기.
최근 유시민 작가님께서(존칭이 절로 나온다.) 현 정권에 대한 의견을 기록한 책을 내셨다. 이렇게 직설적으로 날카롭게 던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주 강력한 발언을 하신 책으로 보여졌다. (아직 읽진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옳고 그름의 판단을 차치하고 나는 쓴소리를 서슴지 않는 지식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우격다짐이나 상식에 벗어난 우김 말고 ..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근거와 설득이 있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 말이다.)
개인이 중요한 세상. 나만 잘 살면 되잖아?가 기본인 세상에서 그래도 쓴소리를 하고, 나아지려는 노력을 위한 일침이 어디 쉬운가 말이다.
조이엘 작가는 첫 책의 출간으로 알게 됐는데, 당시 나의 느낌은 이 아까운 인재는 어찌하다 제주도에 갔는고…. 였다.
나에겐 김시습 같은 사람이랄까…
유시민 작가가 직설적 일침을 가하는 글을 쓴다면, 조이엘 작가는 은근 돌려까기에 능한 사람이다. 유머를 더하며 지적 수준이 좀 있어야 알아듣는 돌려까기(안타깝게도 돌려까기 당하는 사람이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
나에겐 악동의 이미지가 좀 있는 작가인데 <아내를 우러러 딱 한 점만 부끄럽기를>이란 책을 내셔서 깜짝 놀랐다. 분명 홀로 독야청청 제주도에서 살아갈 것 같아서.. ㅎㅎ
보길도까지만 도망가서 다시 불려 온 윤서도가 되고 싶지 않았던가… 작가는 이 지랄맞은 세상 속세에서 좀 떨어져 살아야겠다. 하고 내려간 제주도에서도 이 세상의 안타까움을 다 내려놓지 못하고 일침을 계속 날리고 있다. (물론 이 책은 현 정부에 대한 돌려까기가 아닌 조선과 근현대의 이야기가 맞물린 책이다.)
속터지는 이야기를 이리 속 시원하게 웃음을 주며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작가 뿐이겠구나. 싶다. 언제나 응원하는 작가.
다만, 작가의 지식이 워낙 방대하여 나는 작가가 말하는 바를 다 이해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역사, 종교, 철학, 과학, 인문, 사회, 정치, 특히 한문, 한시…;;;; 작가님 모르는 게 있긴 해요?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재미있는인문학 #정치가포함된인문학 #조선과근현대의이야기 #돌려까기의달인 #신간도서추천 #역사와인문학을한번에 #북스타그램
정약용의 <여름날 술을 마시다>의 작가의 해석
상류층 아이들은 애써 공부할 필요 업다.
아빠 찬스, 아빠 친구 찬스가 촘촘하니까.
그러니 마작, 골패 등 보드게임만 즐긴다.
나라 꼴이 가관이다.
생각하면 화만 오르니 그냥 술이나 마시자. 65p
-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 허깨비를 만들어 공격하는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
그래서 ‘저쪽 위선과 불공정을 생생하게 보면서 반대쪽으로 돌아섰다’는 유명인드의 발언에 진저리를 치게 된다. 위선과 불공정은 이쪽이나 저쪽이나 남이나 내게나 있다. 회색지대를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 흑백주의는 싸우지 않아도 될 사람들까지 전부 적으로 만들어 우리 사회에 혐오와 증오 총량만 늘린다.
이분법이 사라지는 곳에 천국이 있다. 95p
점쟁이 : 오늘 집안에 안 좋은 일 있네.
주야장창 좋은 일만 있는 집안, 세상에 없다. 삼성가에도 근심이 있고, 빌 게이츠 집안은 박살났다.
점쟁이 : 올 여름엔 물을 조심해야 해.
바다, 강, 수영장, 목욕탕 중 어디? 빗물, 샘물, 콧물, 눈물 중 어느 물? 지구 표면 70%가 물이고 우리 몸도 절반 이상 물이다. 만약 올여름 무탈하게 넘어가면 이렇게 말한다.
점쟁이 : 내 말대로 조심해서 잘 넘어간 거야.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말했다.
“점성술은 인종주의나 성차별주의와 비슷하다. 12개 칸을 만들어 그중 한 칸에 어떤 사람을 집어넣기만 하면 그가 가진 여러 특징은 물론 다가올 운명까지도 예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를 알아가려는 노력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혈액형 네 개로 성격을 구분하는 것은 판타지에 가깝다.
몇 페이지에 한 번씩 웃었다.! 고백하게 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