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가 아닌 열애의 소문이 나는 광화문권에 위치한 청사의 직원인 주인공은 광화문 직장인처럼 보이지 않는 사내와 연애를 시작한다. 광화문의 남자 직장인이란: 반들반들한 자부심이 깃든 몸짓,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표정, 꽉 끼게 입은 잔체크무늬 셔츠, 목에는 명찰 목걸이와 손에는 테이크아웃 커피. 한눈에 들어온 남자였지만, 그의 동선을 굳이 찾지 않는 주인공. 하지만, 우연한 만남에도 의식하게 되는 그녀는 처음부터 이 사랑에서 약자였던가?주인공 여성의 시점으로 기록된 이 소설에서 나는 이 남자가 이 여자를 사랑했다는 느낌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갑자기 화르르 타는 욕망밖엔 읽어내지 못했다. 자신의 공간에 자신이 허락한 시간에만 만나는 사이. 그 만남을 위해 여자는 야근도 하고, 점심도 대충 먹었건만.. 헤어짐의 이유가 너무 구차해. 😤그녀가 일하는 시간엔 뭐 했길래? 연습을 못했다는 건가?계획하고 기대했던 일이 무산된 것에 실망해서 그녀와의 관계도 놓기로 한 것인가?이렇다 할 말도 없이 ‘당분간 떨어져 지내고 싶다’라는 한 문장으로 헤어짐을 예고한다고?이건 그냥 ‘우리 이제 그만’은 너무 잔인해 보여 자신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싶은 우회적 말투가 아닌가.. 말이다. 나는 솔직히 헤어짐을 고하지 못하고 헤어짐을 경정했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은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 이런 식의 표현을 하는 사람들 너무 싫은데 😡피아노 치는 손. 남들보다 재능을 더 갖은 손. 피아노 치는 것만 잘하는 게 아니였;;;;;;;;주인공 여자도 답답하고 아무리 봐도 모자란 게 하나도 없구만 ㅠ - 슈만은 젊은 음악가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지. 실제로 음악 하는 사람 중에 솔리스트로 활동할 수 있는 이는 5퍼센트도 안 될 거라고 당신도 얘기했었던 게 기억나. 대부분의 음악인들은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어서 솔리스트 연주자로 풀리지 않더라도 오케스트라나 실내악 그룹에서 연주하거나, 혹은 가르치는 일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는 거라고. 125p원래 나의 조급한 성격 같았으면 ‘당분간’이라고 당신이 말했을 때 이미 담판을 지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러면 완전한 이별로 수렴이 될 것 같아서 참았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다른 것보다 이미 끝난 걸로 희망을, 아니 망상을 품는 거 같아서 미칠 것 같았어. ‘당분간’이라는 단어로 날 꼼짝달싹 못 하게 하다니, 이 나쁜 자식. 왜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는지 솔직하게 말하지도 못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까지 못 하도록 입을 막아버리고 사라졌니 나는 꼼짝없이 벌을 서며 당신을 기다려야만 했어. 154p이미 너를 밝히는 여자로 발언한 순간부터 이 남자의 속이 보인 거야.원하지 않는 예의 없는 성관계가 있었다는 것도.. 오래 지속하면 안 되는 관계인 거야.그 남자가 너에게 보여준 행동 중 어떤 모습이 사랑으로 보인 걸까? 😓전지적 중년 관점인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