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여서 다행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주란 지음, 임수연 그림 / 마음산책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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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하지만 당연한 것은 당연한 사람들에게나 당연한 것이 아닐까? 34p

눈을 감고 있으면 이모는 나와 닮은 얼굴이 된다. 나는 젖은 외투를 벗어놓고 이모 옆에 앉는다. 적막하다. 이 적막함은 누구의 것일까. 아주 오래전부터 벽에 스며 있었거나 우리의 것이거나 하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지만 먼지들은 공기 중을 떠돈다. 나는 그것들을 바라본다. 그것들은 너무 많다. 68p

공연을 보는 내내 그저 무대 위의 소미와 어린 시절의 나만을 떠올리고 있었다는 것, 나도 모르게 아주 오랫동안 버려진 것만 같던 그 마음을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정답처럼 굳혀놓은 그 시절의 문제라면 그 문제를 해명하거나 얽힌 일을 풀 당사자는 어쩌면 내가 될 수 없다는 것도. 110p

처음엔 널 너무 많이 좋아했지만 끄내 너를 인정하는 마음과는 별개였다는 걸. 그게 나 자신을 너무 많이 괴롭혀왔다는 걸. 118p

경수가 자신의 불행을 인지하고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부러웠다. 문영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해야만 했던 결정 때문에 삶이 불행한 거라고 생각하던 때. 그 결정만이 잘못된 거니까 다른 결정을 하면 다시 삶이 제자리를 찾고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던 때. 137p

세심하다. 당연하다. 오버하다. 섬세하다. 운이 좋다.
정말, 너무, 진짜라는 단어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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