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혼다 준이치. 나이에 비해 체격이 작은 집에선 코페르라 불리는 친구다. 2년전 은행의 중역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교외로 이사를 왔다. 코페르는 근처에 사는 외삼춘이 지어준 별명이다. 코페르에겐 멘토와 같은 존재인 외삼촌은 언제나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존재다. 코페르의 반엔 대체로 꽤 잘나가는 집안의 자녀들이 대다수이다. 그 중 두부가게 아이인 우리가와는 반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존재다.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두부집 아들에 운동 신경도 둔하고 외모와 공부도 못하기 때문인데 어쩐지 그 놀림에 큰 거부도 하지 않는다. 유달리 괴롭히는 무리가 대놓고 우리가와에게 창피를 준 순간 기타미가 나서서 응징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기타미가 맘에 든 코페르는 그에게 다가가 친구가 된다. 우리가와의 계속되는 결석에 코페르는 그의 집에 방문하고, 아버지의 부재와 직원의 병으로 일을 하느라 결석한 사연을 알게 된다. 결석으로 인한 학습 공백 걱정에 코페르가 도움을 주면서 3인방인 친구 구성이 4인방으로 늘게 된다. 기타미의 대쪽같은 성격때문일까? 선배들이 좋게 보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고 4인방은 만약 기타미가 선배들에게 부당한 일을 당할 경우 다같이 돕기로 약속하는데 막상 그런 일이 닥쳤을 때 코페르는 나서지 못하게 된다. 늦기 전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머리 속으로는 생각하지만 몸은 따라주지 않는데..10개의 에피소드엔 외삼촌이 등장해 훌륭한 사람으로 살기위한 질문을 던진다. 정답을 던지는 방식이 아닌 스스로 답을 찾아가게 이끄는 질문을 하는 멘토의 역할이다. 읽으면서 내내 #거꾸로소크라테스 라는 책이 생각났는데 그 책은 2021년 출간이고 이 책은 1937년 2차 세계대전의 검은 구름이 온 세계를 뒤덮은 시기에 나왔다는데 큰 차이가 있다. 당시에 이런 책이 일본에서 나왔다는 것이 너무 놀랄 일이다. 여전히 일본인들 중엔 이런 일이 잘못임을 어떻게 사는 삶이 옳은 삶인지 군국주의 내용으로 가득찬 출판물이 판치던 시기에 청소년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려는 노력을 했다는 사실에 큰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거기에 언급된 인물이 무솔리니 히틀러 뿐인 것. 자신의 나라의 과오는 제외된 점. 그리고 아버지의 부재에 조언을 하는 인물이 엄마가 아닌 외삼촌이여야만 했던 것 정도다. 하지만 뭐 부모가 하는 말은 다 잔소리니 조금이라도 사춘기 아이에게 멘토가 될 위치의 사람으로 선정했다고 이해하자. 분명 좋은 훌륭한 사람으로 고민할 이야기들이 가득한 책이니까.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해하자. 그리고 과하게 부자인 아이들에 두부집 아이 한 명이 등장 인물인데.. 이 구성도 좀 아쉽다. 현실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입장에만 빠져 눈에 보이는 진실을 외면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바라보려고 한단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때 인류는 우주의 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어. 그와 마찬가지로 내 입장만 생각해서 사물을 판단한다면 세상의 참된 진실과는 끝내 마주할 수 없단다. 세상의 진리는 자기만 바라보는 사람의 눈에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 법이거든. 26p 사람이 모여서 세상을 만들고, 그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삶을 짊어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또 어떤 가치가 있는지 물어본다면 아무리 나라도 가르쳐 줄 수 없단다. 그건 너 스스로 어른이 되는 과정 속에서, 아니, 어른이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발견하고 깨닫고 배워야만 하는 문제야. 49p자신의 자신에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환경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가 바라는 삶을 살아갈 수 있지. 117p사람은 한 번 행동하고 나면 두 번 다시 도릴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정말 무섭다고 생각했다. 내가 한 일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내가 알고 있고, 내가 잊었다고 해도 내가 저지른 일인 만큼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은 내 안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긴 시간이 지나도 내가 그때 그런 인간이었다는 것을 지워 버릴 방법이 없다. 19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