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똑같이 살 순 없잖아 - 그것대로 괜찮은 삶의 방식
김가지(김예지) 지음 / 다크호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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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똑같이 살 순 없잖아> 김가지 예지

저자와 독자로 만났지만 마음속으로 응원하게 되는 작가가 있다. 나에게 김예지 작가가 그러하다. 첫 책 <저 청소일 하는데요>를 아이들과 다양한 직업군에 대한 도서를 읽는 중에 만났다. <까대기>와 함께.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지식 노동자에 비해 육체노동자의 가치 기준이 달라서인지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 층을 가른다. 작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며 살기위해 청소 일을 시작한다. 엄마의 권유로, 엄마와 함께

첫 책에서 와! 이 엄마 그리고 작가 참 멋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경제적인 부분을 모두 잡느라 이런 선택을 하는구나. 아파도 힘들어도 거르지 않고 약속을 지키는 엄마와 저자의 이야기는 감동적이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저자의 2번째 책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를 읽고 저자가 타인과 함께 하는 일이 아닌 청소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사연에 대해 읽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저자의 이 책을 읽고 자살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했다. 자살이 나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구나를 저자의 책으로 제대로 느꼈다. 그전까지는 머나먼 이론과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달까..

이번 책은 그의 멋진 어머니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지지고 볶는 모녀의 관계가 어떻게 사업 파트너로 이리 길게 갈 수 있는가? 건강한 가족 관계의 예라고 할까? 나도 부부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싸우는 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자와 엄마도 참 잘 싸운다. 😆 어찌 편한 관계이며 장시간 붙어 있고 심지어 같이 일도 하는데 안 싸울 수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둘 중 한 명이 성인 😅) 둘은 버럭 하고 감정을 추스를 시간을 갖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린 후 그때의 마음을 솔직히 말하며 사과하는 아주 건강한 싸움의 스킬을 갖고 있다. (본받자!)

“친구가 그러는데 엄마가 많이 참아주고 있을 거래, 우리 관계를 위해서. 엄마 많이 참았어?
“그걸 말이라고 하니? 엄청 참았지!“
”아, 나는 엄마가 성격이 그러니깐 그냥 넘기는 줄 알았는데, 참아줬던 거야?“
”그럼!“
”그러고 보니 엄마가 많이 참아주긴 했어. 내가 워낙 지랄했었어야지“
”아, 근데 생각해 보니까 참았다기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 엄마도 사람인데 어떻게 만날 참게 참으면 화병 들고 속이 얼마나 곪는데, 그래서 무조건 참기보다는 ‘쟤가 왜 저럴까?’하고 이해하려고 했던 것 같아. ‘쟤도 저러고 싶어 그런 게 아닐 텐데, 어떤 마음으로 그러는 걸까?’라며 이해하려고 노력했지. 그러면 네 행동에 화가 덜 나더라고.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견딜 수 있더라고…. 근데 가끔 너무 이해가 안 될 땐 나도 화를 내잖아.“ 65-6p

엄마는 내가 이 일하는 게 창피하지 않아?
왜! 이 일하는 게 뭐 어때서?
그래도 어디 가서 말하기 창피할 수도 있잖아.
무슨! 네 나이에 먹고살려고 이런 험한 일도 마다않고 하는데 기특하고 예쁘지.
<엄마들 모임에서의 자식 자랑 대회>
엄마는 다행히 그런 욕심이 없다.
(자식 잘되면 축하할 일이지! 내 자식들도 충분히 멋진걸. 부러워하는 내 배만 아프지)

내가 살아 보니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행운이고 행복이더라고
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청소 일이 하고 싶은 일을 도와주니깐 좋잖아.
사람들이 뭐라든 네가 만족하면 된 거야.
153-4p

결혼을 안 하겠다고 선언한 딸의 지지자 1 엄마
지인 1 : 예지야 국수는 언제 먹여 주니?
모 : 사장님 국수는 직접 끓여 드세요!
결혼하면 말야~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다 못 하니깐!! 하지마!!!

지지자 2 외할머니
뭐라꼬? 결혼?
얘는 결혼시키지 말래이. 혼자 살라 캐라. 재주 좋은 애들은 시집가믄 고생한다. 능력도 있는데 뭣하러 결혼하노! 내가 혼자 살고 싶다 카이! (배경 외할아버지)


모녀의 싸움의 기술은 열심히 연마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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