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 개정증보판 줄리언 반스 베스트 컬렉션 : 기억의 파노라마
줄리언 반스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평점 :
절판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이 책은 가독성이 좋은 책이라 바캉스 소설’이라 불린다는데, 책도 원문으론 150페이지 분량의 경장편에 해당한다고 한다는데… 나는 가독성이 좋지도 않았고, 경장편으로 읽히지도 않았다. 번역본은 250페이지라 그런가?(물론 글자도 크고 줄 간격도 넓음) 아님 번역가의 어휘력이 너무 뛰어난 탓에 내가 그걸 따라가지 못하나? (번역가의 프로필이 대부분의 책엔 있는데 이 책엔 하필 번역가의 프로필도 없고 ㅠ 역자의 글만 있다. ) 책을 읽다 어휘 찾기를 어려번..
학자연, 주해, 고아, 운우지정, 좋이, 동인, 준열한 등으로 표현한 것들이 내겐 좀 낯설게 다가왔다.
“너네 아버지가 오쟁이를 졌던 거야?”(오쟁이는 바구니를 뜻하고 이는 간통을 의미하는 표현)
이런 표현을 처음 들어봤기에 검색 찬스를 써야만 했던…

이미 노년의 나이에 접어든 이제는 혼자의 삶을 살고 있는 토니 웹스터가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게 만드는 연락을 받고 과거의 기억을 반추하는 이야기다. 과거는 그가 10대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린 앨릭스 토니 3인방에서 그들보다 조금은 깊은 사고를 하는 듯한 (실제로 우수한) 에이드리언이 합류한다. 비트겐슈타인과 러셀, 카뮈와 니체, 조지 오웰고 올더스 헉슬리, 보들레르와 도스토옙스키를 읽으며 허세 덩어리로 지낸다.
그 허세에 문학과 철학이 있어서 그랬을까? 이들은 죽음과 역사와 철학에 대한 질문에 여러 번 답을 내려 노력한다. 그 대답이 말할 때마다 조금씩 변하긴 하지만,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섹스.

책엔 두 가지 자살에 대해 나온다.

과학부 6학년생 롭스의 자살. 여자친구를 임신 시켰다는 죄책감이었을까?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였을까? 엄마에게 미안하다는 한 장의 유서를 남기고.. 그 죽음의 과정이 어떠했는지 누구도 알 수는 없지만, 죽은 자는 말할 수 없기에 많은 억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친구인 에이드리언의 자살. 친구들 중 가장 우수했던 그는 케임브리지 장학생이었다. 토니의 여자친구였던 베로니카와 만나도 되냐는 편지를 보냈던 친구.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에 당한 친구가 된 토니는 제법 멋지게 그들의 만남을 축복하는 엽서를 보냈다고 기억한다. 그리고 나의 축복에 그들이 잘 살겠지? 가 아닌 친구의 자살 소식.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가?

문학의 소재가 되지 못하는 보통의 부모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결국 토니도 신중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았고, 이긴 적도, 패배한 적도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베로니카의 엄마로부터 유산과 에이디리언의 펴니가 남겨졌다는 연락을 받고 자신의 기억이 왜곡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입니다.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더 가까다는 것을.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오 만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확신이다.

젊은 시절에는 자신의 미래를 꾸며내고, 나이가 들면 다른 사람들의 과거를 꾸며내는 것. 138p

젊은 때는 산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온전한 형태로 기억하는 게 가능하다. 노년에 이르면, 기억은 이리저리 찢기고 누덕누덕 기운 것처럼 돼버린다. 178p

윌리엄보다 더한 놈을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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