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시 먼바다로 나갈 수 있을까 - 순천향대 소아응급실 이주영 교수가 마음으로 눌러쓴 당직 일지
이주영 지음 / 오늘산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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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먼바다로 나갈 수 있을까> 이주영

<246p>

나이가 들면 시골이 아니라 병원 가까이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한다. (이제 이런 대화가 오갈 나이 쩝…) 생명에 가치에 대해 비교가 불가능하다지만, 언제나 어린 사람들의 아픔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더 마음을 아리게 한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누군가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전국에 소아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낮에만 해도 열은 있었어도 잘 놀던 아이가 한순간 얼굴이 창백해지고 숨이 가빠진다면? 그런 아이를 데리고 119를 불러 급히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제 희망을 만났다고 느끼는 순간과 동시에 다시 다른 병원을 가야 한다면? 어떤 심정일까?

아픈 아이를 데리고 가까운 병원에 다니는 일조차 버거웠던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떠오려 본다.

25개월 차이로 1호와 2호를 출산한 나는 당시 남편도 타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잠깐도 아이를 봐줄 누군가가 없었다. 안타깝게도 1호는 2호가 40여 일이 좀 지난 시점이 폐렴에 걸렸는데 아이가 열이 많이 나서 오전에 병원에서 폐렴을 진단받고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는 오후, 2호에게서도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아직 40여 일이 된 아이이기에 앞으로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직도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38도가 넘는 1호는 다시 옷을 입고 걸어서 소아과에 동행해야 했다.(주차장에서 소아과까지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울며 불며 내 손을 잡고 걷는 1호.
아직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열이 나는 2호를 안고 손잡고 다녀오던 소아과.
그날을 떠올리면 자동 눈물이다. 그런 힘듦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진찰해 주고 약을 먹일 수 있었음에 .. 아이들을 세심하게 진찰해 주고 큰 아이의 상태라 이러니 둘째 아이도 폐렴을 의심하여 꼼꼼하게 진찰해 주시던 선생님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

그 선생님께서 돌 지난 우리 2호의 음낭수종도 발견해 주셔서 수술대에 올랐다죠. 😂
(이제는 추억……)

요즘 신문에 나는 소아과 오픈런
공휴일에 아파 365일 진료 병원에 3-4시간 대기하는 일도 엄청나게 버겁다 생각했는데..
일상의 진료에서 오픈런?과 장기간 대기? 생각만 해도 고단함이 물밀듯 밀려온다.
그런 고단함이 누적되면 애도 양육자도 예민해질 테고, 의료진과 보호자들 간의 날선 말도 더 잦아질 텐데.. 하는 걱정.

무려 아이 3명을 키우며 응급실을 지키고 계시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주영 선생님.
사랑의 마음으로 아이들 보고 계심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그들이 직면하고 있을 힘듦에 +알파적 요소들이 이리도 가득하다니 ㅠ

특히나 아동 학대에 관한 이야기들과
투약과 처치에 대한 이야기에서 혈압이 터져나가는 줄…🤯😡🔥
이런 시스템이면 누가 환자를 먼저 생각할 수가 있겠냐고요!

서로 신뢰가 두터워지고
맘껏 치료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판타지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 상황.
계속 이대로 둘 것인가?

인재들이 다 몰리는 의대 그런데 의료현장은 수많은 문제들이 여전하고,
인재를 필요로 하는 다방면의 영역에서 인력 부재는 또 얼마나 큰 사태로 나타날지…
자꾸 답답함만 늘어간다.

어린아이의 발바닥 느낌! 쌤 저도 그거 뭔지 알아요.
그 마음에 소아과를 지켜주고 계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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