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체공녀 강주룡 -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천선란 작가의 추천으로 읽은 책이다. 박서련 작가의 이 책을 극찬하는 글을 읽었기에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일제 강점기 평양과 간도에 사는 사람의 사투리를 어찌 이리 잘 표현했을까? 놀라며 읽었고, 천선란 작가가 놀란 이유를 나도 알 수가 있었다.
책은 총 1,2부로 나뉜다. 20살 당시 노처녀로 분류되는 강주룡은 15살 남편을 만난다. 반푼이나 몸이 어디 정상이 아니고서야 이런 노처녀를 찾을 리가 없는데 … 우와 멀쩡하다. 심지어 나보다 키도 크고 잘 생겼어. 😍🥰😍
세상에 이런 일이! 전생에 내가 덕을 쌓았나?
그렇다. 이 사람은 독립운동을 꿈꾸는 자였다. 가정을 이루면 맘을 잡겠지? 라는 부모의 마음에 서둘러 결혼을 시켰는데…
첫날밤, 옷을 벗기기는 커녕 이부자리에 들어갈 생각도 안 한다?
피곤해 죽겠는데 흐이구! 벗겨주길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벗고 이부자리에 들어간 주룡. 신랑 컴온!
그냥 쳐다만 봐도 좋은 신랑이 나를 좋아하네? 그런데 나를 사랑하기에 빨리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이 한 몸을 던지시겠단다. 어딜 감히! 나를 두고! 나도 같이 가오오오오~~
그렇게 함께 떠난 그 길. 결국 남정네들의 궁시렁에 지친 나의 신랑 나를 믿지 못하니 혼자 다시 컴백홈.
그런 나에게 들린 소문은 서방이 위독해~
결국 홀로된 주룡 시모의 고발로 감옥행. 주리고 주린 배를 끌고 죽기 직전에 풀려나 친정으로 오지만, 자신이 창피한 친정 아부지 조선행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조선으로 가서 어무이와 뼈 빠지게 살림을 일구는데 나를 노인네에게 팔아 살림을 펴 보겠다는 아부지의 심보를 알고 뛰쳐나온다.
2부의 주룡은 홀로서기를 하는데 .. 평양 나름 도시기에 이미 공장들이 여기저기. 고무신 만드는 공장에 들어갔는데 노동운동이 시작됐네? 싸움하면 뒤지지 않는 여인을 딱 알아본 사람이 줄기차게 주룡을 꼬셔 결국 노동 운동에 뛰어드는데….
#제로책방 #책리뷰 #책기록 #책추천 #북스타그램 #한국문학추천 #일제강점기배경소설 #역사소설
- 한데 나같이 입 사나운 간나를 머이 하러 이래 자꾸 만나러 옵네까? 달헌 씨는 화도 안 납네까? 달헌 씨 같은 인텔리하구 나 같은 고무 직공이 대거리한다고 ㅎ면 사람들이 웃습네다.
사람들 눈이 그리 신경 쓰입니까? 삼고초려라는 고사도 있지 않습니까?
문자 쓰지 마시라요. 내 배운 것 없어 못 알아들으니. 198p
-뉘기 하나 죽지는 않을까 무섭습네다. 내 목숨이 꺼지는 것두 무서구, 다른 이가 죽는 것도 무섭습네다. 사람이 죽는 거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놈들이 무섭습네다.
(중략)
기렇대두 기실 내래 무서울 거이 없는 간나임메. 왜냐, 겪을 일은 이미 다 겪었다 여기기 때문입네다. 남편을 먼처 잃어구요. 식구와는 연을 끊었구요, 길게는 아니디만 옥에두 있다 와본 바가 있습네다. 고생이란 고생은 벌써 다 해보았는데 내래 무엇이 무섭겠습네까. 이보다 더 심한 꼴을 당하랴 합네다. 217p
개인적으로 꽤 묵직한 이야기가 책 표지에 가려진다고 생각해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