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평점 :
품절


시를 잊은 나에게
시집을 권한 그대가 감사함.
하지만, 나에겐 좀 과한 사랑이 담긴 책이라
좀 거리감이 있었달까…. ㅋ
(윌리엄과 살면 이렇게 됩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농담)

개인적으론 글보다 사진이 무척 아름다웠음.
글도 사진도 저자의 작품인듯

매일이 화창하다는 예보

이번 주는 매일이 화창하다는 예보를 듣습니다.
그보다 더 화창한 누군가의 웃음을 목격합니다.
그 웃음의 조도가 결코 점멸되지 않을 때
그때가 바로 우리가 열병처럼 덥석 포옹하는 순간입니다.

초가을 활엽수처럼 쏟아지는 구애의 문장들을 읊습니다.
가령, <멀미의 삶에서 나는 너의 섬이 되고 닻이 될게>라는 둥
<그러니까 호흡처럼 더 사랑해줘>라는 둥.
양초처럼 은은하게, 잔물결 같은 음성으로,

낙엽의 음성이 끝없이 재생되는 시간
잠 깨고 난 첫 음성으로 읊는 안녕을 건네며
이번 주는 매일이 화창하다는 예보와, 네 고결한 웃음과 함께.

날이 참 좋네요

날이 참 좋네요.
바람의 커튼 상사이맏 당신의 향수가 날아들어요.

여느 때 없이 꽃술처럼 펄럭이는 그 속눈썹 하며
장미 덩굴 같은 당신의 갈색 잔머리가 나를 실터래처럼 풀어해칩니다.
나는 나만 볼 수 있는 그 오색의 실로
당신과 나의 약지에 매듭을 짓죠.

손을 잡지 않아도
지저귀는 마음은 차마 숨길 수 없습니다.

그저 날이 참 좋다고
말 한마디 건넬 수밖에요.

불나방의 자살

생은 어둡습니다.
절단된 회로에 빛은 머물지 않습니다.
새벽을 실 삼아 이불을 재봉하는 일이 잦고
하늘의 빈칸을 채우기보다
어둠의 여백 밖으로 숨는 일이 허다합니다.

타 죽어도 좋습니다.
나를 부디 빛으로 이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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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보다 사진이 먼저 들어오는 나는 아직도 시랑은 대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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