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1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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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p / 153p까지가 소설 + 서문과 해설 등> <별점 : 3.8>
<스포 포함> 스포가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될런지 모르겠지만요..

부조리 3부작의 하나인 이방인. 이걸 패스하고 <시지프의 신화>를 바로 읽기엔 무리라 생각해 펼쳤다. 김화영 번역가가 이 책을 28년 전에 번역하셨다는데 이번에 바뀐 번역은 1. 한국어가 허용하는 가장 간결하고 단순한 문장과 단어로 번역 2. 독자의 가독성을 돕는 의역을 피하고 원문의 탈색된 문체를 그대로 유지, 표현. 3. 문장과 문장 사이의 인과 관계나 시간적 선후 관계에 대한 해석을 임의로 추가하지 않도록 노력하셨다고 한다.

문제는 내가 이전 번역본을 읽어보지 않아서 차이를 모르겠다는 것. 🤣🤣🤣🤣

카뮈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죽음’

<이방인>은
소설 1부 18일간의 그날그날의 별 의미 없는 뫼르소의 생활 묘사
2부 1년여에 걸친 감옥 생활과 법정에서 그 생활과 행동의 의미 가 타자에 이해 해석되는 서술로 기록되어 있다.

어머니의 장례식으로 시작된다. 요양원에서 3년여를 지냈던 어머니의 죽음. 다니던 직장에 휴가를 내는 일에 눈치를 보고, 장례를 치룬다. 지치고 고단하기도 한 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의 머리 속에선 휴가가 주말과 이어져 푹 잠을 잘 수 있다는 생각.

주인공 뫼르소가 사는 집엔 아내의 사망 후 개와 지내는 노인과 자주 폭력을 행사하는 레몽과 관계를 맺고 지낸다. 레몽의 권유로 모르쇠는 여자친구인 마리와 함께 해변가에 놀러가고, 레몽과 트러블이 있던 아랍인에게 총을 쏴 죽인다. 2부는 1년여에 걸쳐 수감 생활을 하며 재판을 받는 모르쇠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지나치게 말이 없는 주인공. 너무도 솔직한 그가 읽는 내내 답답하기도 했지만, 작가는 그를 통해 정직에 관해 그리고 법정의 상황을 알려주기도 한다. 지나치게 쏟아지는 햇살은 아마도 그가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타인에게 표현한 지나치게 솔직한 자신의 마음은 결국 내가 감당해야 하는 피해로 돌아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끝까지 자신의 감정에 최대한 정직한 모르쇠의 행동은 과연 정의롭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 나는, 삶이란 결코 달라지는 게 아니며, 어쨌건 모든 삶이 다 그게 그거고, 또 나로서는 이곳에서의 삶에 전혀 불만이 없다고 대답했다. 56p

- 감옥에 있으면 시간 개념을 잃게 된다는 것을 나도 분명히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얘기가 나에게는 별로 의미가 없었다. 하루하루의 날들이 얼마나 길면서도 짧을 수 있는지 나는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하루하루는 지내기에는 물론 길지만, 하도 길게 늘어져서 결국 하루가 다른 하루로 넘쳐나고 말았다 하루하루는 그리하여 제 이름을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어제 혹은 내일이라는 말만이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102p

저녁은 우수가 깃든 휴식 시간 같았다. 그토록 죽음이 가까운 시간에 그곳에서 엄마는 마침내 해방되어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아무도, 아무도 엄마의 죽음을 슬퍼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나의 고뇌를 씻어주고 희망을 비워버리기라도 했다는 듯, 신호들과 별들이 가득한 이 밤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다. 세계가 그토록 나와 닮아서 마침내 그토록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닫자,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꼈다.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내가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내게 남은 소원은 다만, 내가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이 모여들어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아주었으면 하는 것뿐이다. 1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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