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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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책으로 소개 받았다. 그런데 나는 왜 슬프게 읽었는가? 😑

오베는 59세다. 사브를 몬다.( 그에게 사브 브랜드 자동차가 아닌 차는 차가 아니기에 아주 중요한 요소다. BMW를 산 친구와 의절할 정도) 매일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커피를 마시고, 동네 시찰을 도는 일정이 정확한 사람이다. 이 구역의 칸트라고나 할까…

외부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지독히도 성실한 사람. 원칙이 너무도 중요한 사람. 융통성이라고는 0.1도 찾아볼 수가 없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고.집.불.통

하지만, 그를 한없이 유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더이상 사랑을 더 할 수 없을만큼 사랑하는 소냐.

오베는 화학공장에 다녔던 엄마를 8살에 잃었다. 철도회사에 다니던 조용하던 아버지마저 16살에 세상을 떠났다. 옳은 건 옳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 사람마저 떠나고 나니 오배는 세상을 혼자서 살아가야만 했다. 삶의 기쁨과 행복?이란 단어를 알기는 할까?하는 삶을 사는 그에게 그 모든 것을 안겨주는 한 사람 소냐를 만났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6개월 전에 세상을 떠났다. 이제 오배가 세상을 살 이유는 없다. 평화롭게 죽는 것. 그것만이 목표다. 그 목표는 어렵지 않았다. 아니, 어렵지 않다고 오베가 생각했다.
그의 인생에 패트릭과 파르바네가 끼어들기 전까지….

오베의 집에 우체통을 박는 것이 시작이었다. 그들이 오베의 인생이 끼어든 것은… 3살 7살 자녀에 임신한 상태인 파르바네가 자주 오베의 삶에 끼어들면서 오베의 곁엔 많은 사람들 + 고양이가 등장하고, 누군가를 돌본다는 말을 뱉게 만드는데…

“지금보다 두 배 더 날 사랑해줘야 해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오베는 두 번째로 - 또 마지막으로 - 거짓말을 했다. 그는 그러겠다고 했다. 그가 지금껏 그녀를 사랑했던 것보다 더 그녀를 사랑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음에도. 232p

”우린 사느라 바쁠 수도 있고 죽느라 바쁠 수도 있어요, 오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276P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집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요.”
”처음에는 새 물건들 전부와 사랑에 빠져요. 매일 아침마다 이 모든 게 자기 거라는 사실에 경탄하지요. 마치 누가 갑자기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와서 끔찍한 실수가 벌어졌다고, 사실 당신은 이런 훌륭한 곳에 살면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처럼. 그러다 세월이 지나면서 벽은 빛 바래고 나무는 여기저기 쪼개져요. 그러면 집이 완벽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불완전해서 사랑하기 시작해요. 온갖 구석진 곳과 갈라진 틈에 통달하게 되는 거죠. 바깥이 추울 때 열쇠가 자물쇠에 꽉 끼어버리는 상황을 피하는 법을 알아요. 발을 디딜 때 어느 바닥 널이 살짝 휘는지 알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 옷장 문을 여는 법도 정확히 알죠. 집을 자기 집처럼 만드는 건 이런 작은 비밀들이에요. 411p

이하 생략.

오베의 삶에 소냐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그리고 그들의 이웃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나는 이 고집불통 투덜이 스머프가 왜이리 안쓰럽고 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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