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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자들
김초엽 지음 / 퍼블리온 / 2023년 10월
평점 :
SF 어려워서 피하는 나를 몰입하게 만들어 준 책!
나는 너의 일부가 될 거야. 어떤 기억은 뇌가 아니라 몸에 새겨질 거야. 너는 나를 기억하는 대신 감각할 거야.
사랑해. 그리고 이제 모든 걸 함께 잊어버리자.
태린은 이제프와 같이 ‘파견자’가 되기 위해 선오와 델마 자스완의 집에서 독립했다. 지상에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인 ‘파견자’가 되어 사랑하는 이제프와 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일을 꿈꾼다.
광증 아포를 품은 범람체로 오염되어 있는 지상에서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파견자가 되기 위한 과정은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았다. 미성년의 기초과정과 3년의 본과정을 마치고 테스트를 보는 도중에 태린은 환청 환각을 경험한다. 자신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순간을 처음 경험했다. 처음엔 단지 뉴로브릭 시술의 오류가 다시 연결되었다고 판단했다. 이제프에게도 그렇게 전달했다. 하지만, 태린은 이내 그것은 자신의 내부의 다른 자아임을 깨닫고 이름을 붙여준다. 누군가에겐 ‘광증’의 증세로 이해될 수 있는 이 상황. 시험 중 난감한 상황에 큰 도움을 받은 태린은 자신 속의 다른 자아인 ‘쏠’과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상으로의 추방을 막은 건 순전히 이제프의 노력이었다. 대신, 귀환이 불투명한 위험한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3명이 떠나는 지상 탐사. 과연 광증 아포가 가득한 범람체로 뒤덮인 지상에서의 탐사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치고 귀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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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견자는 매료와 증오를 동시에 품고 나아가는 직업입니다. 무언가를 끔찍하게 살아하면서도, 동시에 불태워버리고 싶을 만큼 증오해야 합니다. 그걸 견딜 수 있는 사람만이 파견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41p
-어째서 사라지는 게 아니야? 너희와 합쳐지면 나라는 존재는 사라지잖아. 내가 나라고 정의하던 개체, 세상을 주관적으로 감각하던 하나의 의식, 그런 것들이 사라지잖아.
합쳐진 이후에도 너는 여전히 존재할 거야. 네가 아닌 우리로서,
- 우리와 결합한 인간은 더는 예전과 같이 사고하거나 행동하지 않아. 하지만 그건 죽음이 아니야.
인간에게 그건 죽음이야. 우리에게 자아의 상실은 인간성의 상실이나 마찬가지야.
하지만 왜 그게 죽음이지?
(중략)
우린 그 뭉치를 세세히 조사했어. 인간에 대해 학습할 때, 늪에 던져진 인간을 소화할 때, 그리고 인간의 언어를 배울 때 말이야. 그리고 결론을 내렸어. 자아란 착각이야. 주관적 세계가 존재한다는 착각. 너희는 단 한 번의 개체 중심적 삶만을 경험해 보아서 그게 유일한 삶의 방식이라고 착각하는 거야. 우리는 생각하고 세상을 감각하고. 의식을 느껴. 의식이 단 하나의 구분된 개체에 깃들 이유는 없어. 우리랑 결합한 상태에서도 너희는 여전히 의식을 지닐 수 있어.
241p
-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인정의 문제였다. 변이는 죽음이 아니라는 것, 그들은 망가져 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형태의 삶으로 진입했다는 것. 그들은 이전의 것을 차차 내려놓고 낯선 방식을 다시 배워나갔다. 360p
그들은 살아 있고 이전과 다르게 세상을 보고 있었다. 태린이 변한 채로 살아가기를 택했듯, 그들 역시 변했지만 살아가기를 선택했다. 삶은 여전히 삶이었다. 어쩌면 이전보다 더 생생한 형태로 존재하는. 375p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었는데…질문이 어렵다…… 깊어진 김초엽의 세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