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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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김실자 집 아닙니까?
아닌데요.
이 씹새끼가 거짓말을!
무,무슨 소리예요? 내가 무슨 거짓말을 했다고!
여기 있잖아, 김실자!
뭔 소리예요. 내 아내 이름은 차현아라고요.
아닌데! 김실잔데!
차현아라고요!
김실잔데!

쌍년.가명을 썼구먼.

사랑스러운 아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차현아가 아닌 김실자라는 이름의 여자가 2억을 빌려 갔으니 대신 갚으라는데 이미 그들의 집은 월세며 아끼며 적금을 한다는 통장엔 적금은 커녕 - 5천이 넘는 잔액이 찍혀 있다.
그렇게 두 남자의 동거가 시작됐다.

그들이 찾는 김실자이자 차현아의 행방은 뉴스에서 나왔다. 배가 볼록한 임산부인 모습으로.. 아이를 유괴한 여자로..

아이를 지켜야했다. 발기 부전으로 이젠 어쩌면 내 아이를 갖을 수 없는 상태가 된 종현은 아이를 임신한 현아를 찾아야했다.

그 애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아나?
미국코넬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지.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K그룹 이사직을 맡고 있어. 창립 이래 최연소 이사지. 그리고 둘째 오빠는 외교부에서 근무해. 곧 정치에 입문하게 될 거야.
무슨 소린지 모르겠나? 그 애는 이 집의 흠이야! 어릴 때부터 잘하는 거라곤 거짓말뿐이었지. 성적표도 수없이 고쳐 왔어. 어이가 없어서 참. 스무 살이 넘어서 집을 나갔어. 잘 산다고 돈을 보내오더군. 그러더니 작년인가 의학 박사랑 결혼했다고 갖은 선물을 보내오고 해서, 이제 좀 정신을 차렸나 했더니. 뭐? 무슨 사정사?

어릴 때부터 거짓말을 잘하는 아이. 차현아. 적어도 종현에게 실명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에 안도해야했을까? 자식으로 여겨지지 않는 집안에 끝까지 사랑을 갈구하던 가여운 여자. 그녀에게 향하던 분노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현아가 안쓰러워지는 종현.

경찰보다 현아를 꼭! 먼저 찾아야 한다. 구남은 구남의 목적으로 종현은 종현의 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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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의식중에 종현은 아주 철저히 자신만 생각했던 것이었다. 자신은 피해자니까, 그 여자는 아주 나쁜 여자이니까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을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랬을 것이다. 그때의 자신은 유괴당한 아이나 그 부모, 차현아를 잡기 위해 고생하는 경찰들에 대한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만 무사히 손에 들어오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자신은 피해자니까.

- 현아가 그렇게까지 엄청난 사람인 것은 지금까지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미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더 큰 충격을 줄 진실이 있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대체 얼마나 바닥인 건가, 당신이라는 사람.

나를 사랑하긴 했니?
아우, 씨발! 저 또라이.

현아는 눈을 둥그렇게 떴다가 허, 하고 웃더니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승합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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