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담아
에이미 블룸 지음, 신혜빈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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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출신의 건축을하는 남편이 아직 은퇴할 나이가 아닌데 기억력이 예전같지 않다. 그런 그에게 이상함을 느끼긴 했지만, 진단을 받기까지의 과정은 수월했을까?

이 책은 남편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아직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단계에서 죽음을 선택해 스위스로 향해 그 선택을 실행하는 과정을 자세히 적은 ‘에세이’다.

왜 미국의 몇몇 주에서도 할 수 있는데 스위스를 택했냐? 미국도 오리건이나 콜로라도, 하와이나, 버몬트에도 생명 중다 관련법이 있다. 관련법 규정에 따르면, 의사 조력자살을 원하는 자는 해당 주의 주민이어야 하고, 정신이-일관되게-온전하고, 남은 수명이 육 개월 이하라는 의학적 진단이 있어야 하며, 사망에 대한 의사를 스스로 밝힐 수 있어야 한다. 대게 절차상 이 의사를 세 번 밝혀야 한다.
실제로 의사에게 육 개월 이내에 죽을 거라는 확답을 받기 위해선 죽음의 문턱에 아주아주 가까워야 한다. 정신질환이나 자살 충동, 우을증이 없음을 증빙해야 하며 의사가 처방한 약을 삼킬 수 있어야 하는데 타인의 어떤한 도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일부 주에서는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약국에 가야 한다고 한다. 죽음이 6개월 이전으로 확답을 받은 환자가!

저자가 이 일을 아내에게 전적으로 위탁한다. 아내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알아본다. 자신이 독약을 먹이는 방법도 생각해보고, 친구가 총을 쏴준다고 하기도 한다. 바로 감옥에 갈 각오가 되어 있다고 해도, 이건 옳은 방법은 아니므로 둘은 스위스 비영리기관 디그니타스를 선택하고 승인이 되기를 기다린다.

‘알츠하이머’를 받아들이는 것과 승인을 위해 해야하는 일을 동시에 해야만하는 이 두 사람의 상황. 한치의 애누리도 없는 진단서를 발행하는 병원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내 속에 천불이 올라왔다. 휴….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과연 없었을까?
당신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당신이 떠나고 난 후 홀로 남을 나는? 나는 어쩌라고? 이런일을 나한테 시키냐고! 라고 한소리 할 법도 한데.. 그저 울음과 사랑으로 이 모든 일을 진행한다.
두 부부를 위해 큰 돈을 건내는 그녀의 언니네 부부도 그들의 결정을 지지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곁에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참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얼마 전에 만난 천선란 작가님도 추천하셨어요. 만나기 전날 도서관에서 빌렸던 책을 언급하셔서 반가웠다죠~

- 우리는 죽음에 관해 좀처럼 얘기하지 않지만 죽음 없이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2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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