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사회 - 순 자산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
임의진 지음 / 웨일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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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유의 관계와 비교의 문화가 어쩌다 불신과 숫자 만능ㄴ 사회를 만들어버렸다. 신뢰와 연대가 보상은 고사하고 박탈감, 소외감, 억울함만 안겨준다. 돈이 신이 된 대한민국 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벼락부자’를 꿈꾸지만 실제로는 ‘벼락거지’ 꼴을 면하려 있는 힘을 다해 뛴다. 숫자에 발목 잡힌 각자도생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서로를 존중하고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이 이 책에 담겨 있다. - 최재천 교수 추천사

책은 돈을 추앙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여기까지 왔는지,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의 인식, 이 치열함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나는 중산층인가? 이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실제로 중산층으로 규정되는 소득 범위와 사람들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소득이 차이가 꽤 크다. 사람들이 중산층이라 말하는 소득은 상위 25%에 해당되기에 대다수의 사람은 상대적 빈곤을 느낀다. 즉, 예전에 비해 소득-행복 비례 상한선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돈의 증가로 인해 행복이 증가하는 구간이 늘었다는 이야기) 이 사람들의 감정 기저엔 불안과 두려움, 비교와 질시, 소외와 패배감, 상대적 박탈감이 포함되어 있기에 불만이 가득하다.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원하는 가치에 대한 목록은 없고, 하기 싫은 것의 목록은 있는 상황. 어떤 투자나 성공이든 타인의 방식의 답습을 넘어 ‘자기화’를 해야하는데 ‘자기화’가 부재인 상황이다.

돈 이외에는 믿을 수 없는 세상이라는 심리 기저엔 ‘신뢰의 부족’이다. 사람들을 이어주며 삶의 지지대 역할을 하던(국가가 해주지 못했던) 공동체의 붕괴는 숫자로 표현되는 물질적, 외형적 가치만 남아 오직 경제적 자유만이 나와 내 가족을 살리는 확실한 수단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응팔과 아저씨와 같은 드라마에 열광하며 공동체의 다정함을 그리워한다.)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개인의 책임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각자도생의 본질이 건강한 삶과 꿈, 욕망의 추구가 아니라 생존 본능과 인정욕구, 비교와 질시, 다른 이들에게 뒤쳐지지 않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런 한국 사회의 경제적 욕망은 조선시대의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계급이 구분되었던 그 시절, 과거와 농지의 확보만이 평탄한 삶을 보장했던 시절에서 계급이 없어지고 나니, 누구나 계급 상승이 가능해졌다. 시험을 통한 계급 이동이 불가능하다면 오로지 자본의 확보로 인한 부로 계급을 사는 사회.

예전에 비해 공동체가 붕괴되는 이 사회 이대로 괜찮은가? 개인 단위의 사회에서 개인의 직업과 부는 ‘신분’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다. 특히 일정 시기를 놓치면 삶의 수준을 회복하거나 다시 이너서클로 들어가기 힘들다는 ‘상방 경직성’은 큰 문제다. 이의 해소를 위해 간판 취득보다 유지를 어렵게. 공정한 능력주의를 위해 사회에서 인정받는 능력의 스펙트럼의 확장. 위로 갈수록 강력한 책임과 업무량을 부과하여 진짜 능력있고, 사명감 있는 사람이 관리자가 되는 조직으로 변화해야 한다.

성공의 재정의, 삶의 다양성 보장, 다수의 실패를 양산하는 시스템 탈피 나이가 삶의 ‘만족’을 가능케 하는 루트를 폭넓게 열어주어야 한다.

개인의 노력과 공동체의 노력. 올바른 사회 정책이 맞물려야만 나아갈 수 있는 상황.
어쩐지 밝은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 책을 덮고 마음이 무겁다. 점점 공동체의 단위가 작아지는 사회에서 다시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을까? 에 긍정적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서다. 하지만, 아주 작은 움직임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듯 선한 마음이 뭉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래사회를 기대해본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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