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었던 터라 계속 피해왔는데 ‘다크 진영’찬양에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 <이제야 제야 언니에게> <해가 지는 곳으로> <내가 되는 꿈> <당신 곁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일주일> 외 단편 소설 등. 슬슬 적응이 됐다고 생각했다. 나의 착각이었다.이건 다크 아니잖아요. ㅠㅠ이건 반타 블랙급 아닌가요? 날 것의 표현.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끼기엔 이들의 삶이 너무도 가혹하다. 차마 리뷰를 쓸 엄두도 내지 못하겠다.책 속에 책의 내용이 다 들어있다. 사람이란 뭘까. 구를 먹으며 생각했다. 나는 흉악범인가. 나느 사이코인가. 나는 변태성욕자인가. 마귀인가. 야만인인가. 식인종인가. 그 어떤 범주에도 나를 완전히 집어넣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나는 사람인가. 아이는 물건에도 인격을 부여하지만 어른은 인간도 물건 취급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무럭무럭 자라면서 우리는 이 세계를 유지시키고 있다. 사람은 돈으로 사고팔 수 있다. 사람은 뭐든 죽일 수 있고 먹을 수 있다.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친다. 누군가의 인생을 망치고 작살낼 수 있다. 그리고 구원할 수도 있다. 사람은 신을 믿는다. 그리고 신을 이용한다. 사람은 수술을 하고 약을 먹어서 죽음을 미룰 수 있다. 불을 다루고 요리해서 먹는다. 불을 다루기 전에는 생고기 생풀을 그냥 먹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 인간은 동족을 먹었을지도 모른다. 배가 고프면, 배만 부르면. 허기 때문이 아니라도 먹었을 것이다. 그의 손이 탐나서. 그의 발이 탐나서. <중략> 돈으로 목숨을 사고팔며 계급을 짓는 지금은. 돈은 힘인가. 약육강식의 강에 해당하는가. 그렇다면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가. <중략> 인간의 돈도 유전된다. 유전된 돈으로 돈 없는 자를 잡아먹는다. 돈이 없으면 살 수 있는 사람도 살지 못하고, 돈이 있으면 죽어 마땅한 사람도 기세 좋게 살아간다.노마는 왜 죽었을까.이모는.구는 왜 죽었나.교통사고와 병과 돈. 그런 것이 죽음의 이유가 될 수 있나. 성숙한 사람은 죽음을 의연히 받아들이는가. 그렇다면 나는 성숙하고 싶지 않다. 173-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