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의 세계 트리플 15
이유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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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거 게임 회사에서 추모비라도 세워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 말이에요. 여기 쏟아부은 시간이랑 돈이 얼만데.”

“주안 씨, 아까 차사가 말했잖아요. 우리는 ‘소멸되기 전까지’부부 사이라고.”

“그랬죠.”

“그런데 소멸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요?”

“아니요, 안 그래도 그걸 물어보고 싶었는데.”
“이거 보통 귀신들은 잘 모르는 거거든요. 아까 말했던 그 방에 갇혀 있을 때였는데, 거기서 만난 애가 되게 오래 묵은 애라 별걸 다 알고 있더라고요. 걔한테 들은 귀한 정보인데 주안 씨는 남편이라 특별히 알려주는 거니까 잘 들어요.”

<브로컬리 펀치>의 이유리 작가가 트리플 시리즈와 만났다. 개인적으론 브로컬리 펀치보다 이 작품이 더 흥미로웠다.
@anotherme.ondal 님 피드로 저장하고 잊고 있다가 @ssuuuugiiiii 님 피드로 다시 저장한 책. 잼나요 잼나요~

🎈모든 것들의 세계
화재가 난 줄도 모르고 게임을 하다가 사후 세계에 있는 고양미와 부모와 싸우다 20층 높이에서 떨어진 천주안은 부모님의 영혼 결혼식으로 만나게 된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상태로만 지속될 수 있는 존재들.

- 월드 오브 에브리싱 속 내 캐릭터의 직업이 다름 아닌 힐러였다는 사실을. (중략) 팀원 뒤에 달라붙어 체력을 끊임없이 채워주고 각종 저주와 디버프를 해제하는 일은 내겐 몬스터를 직접 때려잡는 것보다 훨씬 재밌고 뿌듯한 일이었다. 그래, 그러니까 디버프에 걸린 저 불행한 귀신을 그대로 놔두고 싶지 않은 건, 애인 옆에 들러붙어 나름대로 행복하게사후 세계를 즐기며 언젠가의 소멸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싶은 건 생전의 내가 게임 중독이었던 탓이 틀립없다. 살아서나 죽어서나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이놈의 오지랖. 31p

- 산 사람인 애인은 언젠가는 천주안을 잊을 것이고 천주안은 그 하나하나의 과정ㅇ르 제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게 되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이렇게까지 슬픈 일은 아니기를, 마지막에는 기어이 잊혔음을 기뻐하며 사라질 수 있게 되기를. 39p

🎈마음소라
귀에 갖다 대면 그 주인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소라. 보통 2차 성징을 겪을 때쯤 자신의 것을 갖게 되는 물건. 단, 주인 혹은 주인이 마음을 다해 선물한 소라를 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귀를 기울여봐야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는 물건. 그런 물건으로 프로포즈를 한 남자를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7년간 연인으로 지낸 도일과 고미. 너무 절절한 사랑을 하는 도일의 사랑을 너무 믿었던 고미의 함부로 하는 언행에 지친 도일은 결국 지친다. 그들은 그렇게 헤어지고 각자 다른 사람과 함께 결혼 생활을 하는데 ..

- 큰 사랑을 되갚을 걱정 없이 받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누군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쟁미을 증명받는 일이 얼마나 나를 값어치 있게 만드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53p

🎈페어리 코인
4억이라는 큰 돈을 사기당한 우진과 나는 우진의 현철의 제안으로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요정’으로 사기극을 계획한다. 절대 아프지도 죽지도 않는 반려 난이도 최하위위인 요정을 연구하고 대중 상용화를 한다는 사기극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 우리 부부는 어느새 가해자의 실체를 한없이 넓게 뭉뚱그리고 있었다. 가장 못된 건 짬짜미를 한 집주인과 중개사 패거리겠지만, 과연 그들만이 나쁜가 하면 그건 단연코 아니었다. 법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속출하는 피해자들을 나 몰라라 내버려둔 정부나, 한 달 동안 청원 동의자 20만 명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피해를 호소하는 국민청원에 답변하지 않는 청와대는 어떤가. 가해자가 명백한데도 승산이 없다며 변호를 거절한 수많은 변호사들과, 그러게 왜 바보같이 즉시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느냐고 되려 타박하던 무신경한 주변 사람들은. 이들 역시 우리 부부에겐 똑같이 가해자고 악인이었다. 1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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