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문미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3년 5월
평점 :
품절


니가 돈에서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한 것에 감지덕지 해야하는 거 아냐?하는 남자와 이혼을 결심한 명주. 위자료를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딸 은진을 데리고 나왔다. 그런 은진이 고등학교에 사고를 치고 수습하려 전세비를 빼고 허름한 곳으로 주거지를 옮기려는데 은진은 아빠에게 간다.
이런저런 일로 열심히 사는 중에 화상 사고를 입고, 서있는 업무가 불가해지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그쯤 소원하게 지내는 엄마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간병을 시작한다.
옆집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은 낮엔 간병을 밤엔 대리운전을 하며 열심히 아버지를 돌본다. 청년이 고3에 뇌졸증으로 쓰러지며 돌봄이 시작되어,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시작된 간병 생활. 나아지리라는 희망 하나 붙잡고 나아가는데 알콜성 치매까지 앓는 아버지는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가 술을 마시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가 화상까지 입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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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녀는요, 무슨. 저밖에 없으니까 하는 거죠. 효녀, 효자여서 간병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 가족이 여럿 있으면 그나마 나을 텐데…..
명주는 얼핏 열아홉 살에 죽은 남동생이 떠올랐지만 고개를 저으며 힘없이 웃었다. 인생에 가정이 있었던가? 설사 남동생이 살아 있었다 해도 간병은 자신의 몫일 확률이 컸다. 변변한 직업도 없고 때울 것이라고는 몸밖에 없는 자신이.
- 우리 형제들은 요양병원에 모셨어. 매달 돈 걷어 병원비 내고 시간표 짜서 주말마다 들르고. 간병이란 게 그렇잖아. 해도 해도 티도 안 나고. 누가 혼자 독박 쓰다간 화병 나고 말지. 화병뿐이야?집안이 다 작살나는데. 그래서 우린 딱 엔분의 일로 해.

그저 한 끼의 소박한 식사, 겨울 숲의 청량한 바람, 눈꽃 속의 고요, 머리위로 내려앉는 한줌의 햇살, 들꽃의 의연함, 모르는 아이의 정겨운 인사 같은 것들을 바라는 것이 그렇게 큰 욕심인건가요? ㅜㅜ 왜 이들에게….
은진아. 그리고 벤틀리 차주. 니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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