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30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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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나에게 ‘유머집’
읽은 공간이 좋아서일까?
아무튼! 힘든 마음에서 잠시 벗어나 즐거운 시간을 선사해준 고마운 책.

내용은 심플
미국 유학생이 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이야기. 그가 한국어 강사로 일하는 기간에 한국에선 어머니가 뇌졸증으로 쓰러지셨고, 그걸 독박 돌봄하는 여동생과 통화하는 이야기가 스며있다.

모국어로 체화되어 한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의문을 갖지 못했던 부분들을 만날 때마다 아! 그렇구나. 이걸 말로 설명하기 정말 힘들구나. 나도 이걸 규칙을 찾아 설명할 방법을 모르는구나? 싶었고, 이걸 설명하는 작가님 명강사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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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개음화 Palatalization <- 이런 단어가 영어로 있다고요?

- 사전에 나와 있는 유의어 ‘입천장소리되기’에 이르자 나는 진지하게 이 잡을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성급한 결론에까지 도달했다.

- 안녕하세요? -> Are you in peace?
안녕히 계세요 -> Stay in peace.
안녕히 가세요. -> Go in peace

“그런 말을 일상에서 한다고요? 스타워즈에서 요다가 할 것 같은 말인데.‘평안하냐?“

”하이나 핼로처럼 단순한 건 없나요?“
”안녕. Peace.”

- 거기는 낮이겠네. 여긴 밤이고, 니가 볼 땐 어제야. 있잖아, 니가 미국에 간 뒤로는 항상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그 이유를 오늘에서야 알겠어. 내가 늘 과거에 남겨지는 느낌이라서 그랬나 봐. 넌 어느새 저만큼, 미래에 가 있는데. 인생에도 시차라는 게 있을 거고, 오늘 니가 말한 건 우리 사이에 그만큼의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는 뜻이겠지. 과거의 목소리는 여기까지만 듣는 걸로 해. / 이런 고맥락의 이별이라니..

- 잘 지내냐는 말은 무력하다. 정말로 잘 지내는 사람에게도, 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에게도.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잘 지낸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오히려 나의 진짜 ‘잘 지냄’에 관해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가깝다.

- 한국어에서 시간은 ‘시간’이라는 단어 하나뿐이지만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시간을 세 가지 단어로 구분했다. 아이온, 크로노스, 그리고 카이로스. 아이온은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 무한하고 신성하고 영원한 시간, 그러므로 신의 시간이다. 크로노스는 양적이고 균질한 시간, 수동적이고 무관심하며 무의미한 시간, 그러므로 인간의 시간이다. 마지막 카이로스는 질적이고 특별한 시간, 구별되고 이질적이며 의미를 지닌 시간, 말하자면 신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만나는 시간이다.
우리는 아이온에 둘러싸인 채 크로노스 속을 살아가는 존재다. 무심하지만 규칙적으로 흐르는 크로노스를 좀처럼 벗어날 수 없는 시간 감옥의 죄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삶에는 가끔씩 카이로스가 찾아오는데, 이를테면 화살이 날아가거나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 같은 것들이 그렇다. 이전과 이후가 갈라지고, 한번 일어나면 결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따라서 시간을 묻는 방법은 두 가지여야만 한다.
1. 크로노스를 물을 때 : 지금 몇 시예요?
2. 카이로스를 물을 때 : 그건 어떤ㄷ 시간이었나요?

+ 시계를 읽는 법, 안과 못, 은/는 과 이,가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하실래요? 이 책을 읽기 전엔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말하는 영어와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말하는 한국어. 그래서 이름도 지명도 날짜 표기도..

+ 2점 어디 갔니?
작가님 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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