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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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상담사로 활동하던 주인공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너무 바쁜 일정이었다. 그런날 티비 출현이 예정되어 있었고, 받은 대본을 충실히 읽었을 뿐이다. 그가 했던 말이 날카로웠을까? 그녀의 말로 그가 죽었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리고 그녀에 관한 부정적인 글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최선을 다해 성의를 보였던 사람들도 그녀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건내지 않았다.
억울했을까? 그 상황이 당황스러웠을까? 자신을 위해 애쓰던 귀한 인연들까지 모두 떠나 보냈다.
매일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고 산책을 하던 중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아주 작은 고양이를 발견하고, 동네 켓 맘인 마루맘과 10살쯤으로 보이는 세아와 연을 맺게 된다.
유명인에서 살인자라 불리는 여자, 길고양이들을 불러 모은다며 질타를 받는 캣맘,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세아는 각자의 고통스러운 삶을 잘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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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정, 연민, 연약하고 가여운 동물에게 느끼는 흔해빠진 감정. 그녀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자신이 안타까워하는 것이 순무를 사로잡은 고통인지, 그런 고통에 노출된 삶인지, 고통을 견뎌 온 지금까지의 시간인지, 얼마가 될지 모르는 앞으로의 시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 이 순간은 이 순간일 뿐이다. 그녀가 과거에 겪은 어떤 일의 결과도, 원인도, 이유도 아니다. 시간은 곧게 나아가지 않는다. 삶의 모든 순간들이 인과의 직선을 따라가지 않는 것처럼. 그녀 자신이 단 하나의 얼굴로만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흔들림이 없다. 그건 그녀가 자신으로부터 한 걸음, 또 한 걸음 최선을 다해 물러서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 연민과 자기 비하, 더는 그런 것들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이 정말 가능할까. 남의 일을 말하듯 스스로에 대해 냉정을 유지하는 게 가능할까. 그런 게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 나에게 가할 수 없는 냉정을 타인에게 가하지 말자. 곱씹고 곱씹어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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