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폐업이라 생각했다.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을 없애자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는 시점이기에.. open closed의 문을 닫으면…… 70대 토바가 아쿠아리움을 청소하고, 똑똑이 문어 마셀러스가 아쿠아리움 탐험을 하는 시간이다. 이 책은 상실이라는 큰 주제가 관통한다. 아쿠아리움에 사는 많은 바다 생물들이 자신의 터전을 잃었고(똑똑이 문어가 맛있는 자신의 식사를 스스로 찾아 나서는 일도 그 이유 중 하나 ), 70대인 토바도, 이제 막 30대인 캐머런도 상실을 이겨나가는 중이다. 나이듦에 수반되는 고통 중 하나는 건강을 잃는 일과 이별을 자주 경험한다는 것. 토바는 18살인 아들을 잃고, 40여년을 함께한 남편도 췌장암으로, 최근 오빠와도 이별을 했다. 7명으로 시작한 모임도 이젠 4명. 그 중 한 명이 자녀의 곁으로 가기로 결정되어 이제 3명만이 남을 예정이다. 아버지가 누군지 알려주지 않는 엄마와 이모. 엄마는 약중독으로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이모에게 자신을 맡기고 떠났다. 자신을 사랑으로 키워준 이모가 있었지만, 생일 카드도 한 번 보내지 않는 자신을 버린 엄마에 대한 원망이 없을 수 없는 케머런. 잦은 해고로 여자 친구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이모에게서 받은 엄마의 물건 중에 있던 사진에서 아버지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아 떠나는데…#제로책방 #책리뷰#책기록 #책추천#장편소설추천#신간도서추천#잔잔한여운이긴책 인간들. 대체로 멍청하고 어리석다. 하지만 한번씩 놀랍도록 똑똑한 생명체가 되기도 한다. 때에 맞춰 멍청해지기도 똑똑해지기도 하는 인간이고 싶다. 어쩐지 마셀러스에게 인정받는 인간이고 싶다. 동물보다 월등하게 머리가 좋다고 자부하는 인간들은 때때로 동물보다 훨씬 멍청한 짖을 한다. 그 멍청함을 빨리 깨닫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잔잔하게 울림이 큰 소설이었다. 내겐… 아직도 바다 깊은 곳 어디선가 마셀러스가 토바의 행복을 빌어주고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