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
이주란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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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p>

독특한 소설이다. 결이 좀 다른 느낌? 소설인데 시를 읽은 느낌도 있다. 이 소설은 분명 1인칭 시점인데 제 3자가 관찰하는 느낌이다. 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어떤 상황인지 정확한 설명이 없다. 그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이야기다.

해인과 우경은 10대 후반에 만나 결혼을 하기도 했었다. 여전히 우경은 해인을 향한 사랑을 자주 표현하고, 해인도 그런 우경에게 많은 의지를 하는 것으로 읽히지만 속마음에 대한 정확한 표현은 없다. 아마도 베트남에서 아주 큰 슬픔을 겪었던 것으로(아이를 잃은?) 추측된다.
해인은 중고물품가게의 점원으로 일한다. 그 가게 옆엔 공터가 있고, 그곳에서 종종 아이들이 논다. 그 중 조부모와 사는 환희와 인사를 하며 지낸다. 단골이라 친해진 장미씨, 고등학교 동창인 성규, 모임에서 만난 유진씨, 미용실을 하는 이모와 늙은 강아지 해피, 우경의 동생 우재와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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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번호는 저장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전화를 거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ㅗ디느 ㄴ것이 당연하지 싶으면서도 안면을 익히며 살아온 시간을 떠올리면 아무래도 전화를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만 그립다는 것인가, 그리운 것은 어쩌면 고마운 것과 닮아 있구나 생각했다.

- 그렇구나. 내가 아른거리는구나. 아마도 볼 수 없으니까 아른거리는 거겠지. 아른거린다는 건 그런 거지. 볼 수 없다. 서로 거기에 있으니까. 나는 거기에 없고 너는 여기에 없으니까,라고 생각하며 몸을 움직였다.

- 우리는 언젠가 우리가 했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요즘 나는 우리가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아야만 자유로워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냥, 난 우리가 괜찮았으면 좋겠어. 각자의 자리에서, 많은 순간에, 정말로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지금 내게 남은 마음은 그것뿐이라고, 구도심을 향하는 버스 안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

+ 우경과 해인이 정말로 괜찮다고 말하는 순간이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 낯설지만 꽤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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