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 낙인과 혐오를 넘어 이해와 공존으로
나종호 지음 / 아몬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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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과 교수인 저자는 사람들이 갖은 정신과 질환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책을 쓰셨다고 한다. 특히 자살률은 1위지만 항우울제 처방률은 최하위인 한국의 정신질환과 치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자 노력하신 결과물이다.

저자 본인도 늦은 의과대 생활에 우울증을 앓았지만, 당시에 정신과 방문을 하지 못하셨다고 함. 하지만, 뉴욕에서 환자들을 직접 만나보고 자신도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책은 저자가 뉴욕에서 만난 환자들과의 이야기로 채워졌다. 직접 체험한 저자만큼은 아니더라도 독자들도 기존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에피소드를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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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문으로 동정(sympathy)과 공감(empathy)는 매우 유사해보이지만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큰 차이가 있다. 동정은 그리스어인 ‘sun(함께 라는 뜻)과 pathos(감정)를 합친 데서 연유한다. 즉 동정은 어떤 사람의 바깥에서 그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다. 반면에 공감은 그리스어의 ’em(안 이라는 뜻)과 pathos를 합친 말에서 왔다. 타인의 감정을 그의 안에 들어가서, 마치 그 사람의 거죽을 입고 느끼듯이 이해하는 것이다.

- 다른정신 질환의 경우, 뇌의 생물학적 기전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점점 알려지고 또 수많은 정신과 환자와 가족, 전문가 들의 노력으로 낙인이 조금이나마 줄어든 반면, 중독에 관해서만은 여전히 ‘의지의 문제’혹은 ‘도덕성의 문제’로 보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정신과 의사ㅡㄹ 사이에서도 약물중독 환자에 대한 낙인이 존재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중독만큼 뇌의 기전이 잘 밝혀진 정신 질환은 드물다.

- 자살을 시도하는 그 순간만은 그들에게 자살은 선택지가 아닌, 현실의 고통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탈출그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선택지가 없다고 느낀 사람에게 ‘선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절한가?
(중략)
자살 유가족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죽음들과 달리, 자살만은 ‘죽음’이 망자의 ‘삶’을 압도해버린다고. 가령 누군가가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면 우리는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뿐 아니라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떠올리며 삶 전반을 기린다. 아마 대부분의 죽음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유독 자살로 사망할 경우 그 사람의 삶 자체보다는 죽음에 초점을 마춘다. 사랑하는 이를 자살로 잃은 슬픞ㅁ만으로도 벅찬 유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은 지양해야 한다.

+ 숨을 끝까지 참을 때 느끼는 기분이 중독환자가 약물 금단 현상을 겪을 때 느끼는 감정과 유사하다고 한다. 숨을 끝까지 참고 마시는 ‘산소’같은 정도라니.. 이건 의지의 문제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표현이다.

+ 자살에 대한 표현이 빨리 바뀌면 좋겠다. 그들도 너무도 살고 싶어한다는 것을 혹여 자살로 목숨을 잃었더라도 이유를 궁금해하지 말자. 이유는 없다. 살고 싶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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