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좀 늦은 시간에 책을 펼쳤다가 덮지 못했다. 결국 다 읽고 덮음. 드라마를 한 편 본 느낌이다. 주인공 해진이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편의점을 통해 만나는 인연들과 + 알파의 인연들의 이야기에 정신적 치유가 동반하는 내용이기에 <불편한 편의점>과 유사했다.
하지만, 그와 비슷해서 부정적인 느낌이 더해지지 않았다. <불편한 편의점 1>을 읽고 덮었을 그때의 기분과 유사한 느낌이 들어 후에 깨달았다.

2년전 충격적인 사고로 학교를 다닐 수도 없게 된 주인공 해진은 다양한 강박증이 있다. 멘홀 뚜껑을 절대 밟지 않거나, 목조 계단을 소리내서 오르내리지 않는 등 다양한 강박증이 있다. 현재 해진은 음악가의 꿈을 갖고 편의점 알바생으로 지낸다. 세월호가 물에 잠겼을 당시 잠수부 봉사활동을 한 후 잠을 잘 수 없게된 사장님이 운영하는 ‘불면증 편의점’
해진이는 편의점에서 일을 하며, 이명에 시달리는 극작가, 여행 중 갑작스런 공황장애 발생으로 한국에 눌러 앉은 영국인 마크 등을 만나고, 오가는 길에 수녀복을 입은 배우 지망생 승리와 우체통이 없어지는 것을 막는 초등생 다름이를 알게된다.
거기에 또 하나. 정확한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까만 형상의 목소리를 만난다. “저랑 놀아줄래요?”



- 4월의 시작이었다. 거짓말로 시작하는 달이지만 봄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거짓말 같은 짓을 종종 벌일 뿐이다. 그게 봄이 가진 반전이고 의외성이었다. 봄의 흔하디흔한 장난인 것이다.

- 세상에 완전무결한건 끝과 죽음밖에 없었다. 그러니 지금 우리의 시작이 서툴고 불안한 건 너무나 당연했다.

-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살 수밖에 없는 게 내일이고 미래예요. 살아남은 게 죄는 아니예요.”

- 말하고 들어주는 힘, 그 힘은 때로 누군가를 살리기도 한다.
웃게 하기도 하고, 변화와 용기와 의지를 끌어내기도 하며, 지치지 않게 다독여주기도 한다.
웃는 이유가 아닌, 우는 이유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람이 사람에게 닿는 일이 사라지지 앟았으면 좋겠고, 생의 이치가 그러함에도 모두 다 그자리에 있어주면 좋겠다.

+ 해물잡채만두 궁금하다.
+ 아직 궁금한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동시통역사의 이야기, 이명으로 고통받는 극작가의 이야기, 마크 영국에선 잘 살아? 카프리 할머니 편의점 사장님의 삶도 모두 그들의 다양한 드라마가 남은 책이라 궁금함이 한가득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봄’의 계절이 누군가에겐 지독히 힘든 날로 기억되기도 한다. 나의 행복에 가려 누군가의 고통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지 않으면 좋겠다. 그리고 위로의 한마디를 건내는 사람이면 좋겠다. 저랑 놀아줄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