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외국인 유부남과 사랑을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 그 남자가 그녀의 온 세계가 된 감정에 대한 묘사가 절절하다. 그녀의 세계는 오로지 그 남자가 중심에 있다. 유부남과의 불륜이라는 것에 윤리적인 잣대를 드리밀기도 전에 그녀의 생생한 감정 묘사에 빠져든다. 사랑 그리고 이별. -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어려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확실히 우리는 서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강렬함 속에서 얻은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 사라져갔다.- 그 사람이 만나자는 전화를 걸어왔다. 그가 전화하기를 백 번도 더 기다렸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여전히 고통스러운 긴장감에서 놓여나지 못했다. 그 사람의 진짜 목소리마저도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할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함께 사랑을 나누는 순간이 아니면 모든 것이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더구나 나는 언젠가 그 사람이 떠나는 순간이 올 거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렸다. 나는 고통스러운 미래의 쾌락 속에 살고 있다.- 그 사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그 모든 일들이 다른여자가 겪은 일인 것처럼 생소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사람 덕분에 나는 남들과 나를 구분시켜주는 어떤 한계 가까이에, 어쩌면 그 한계를 뛰어넘는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그녀의 작품 중 <단순한 열정> <탐닉> <집착> 3 작품은 다른 작품과 결이 좀 다르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