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부수는 말 -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이라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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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은 매일 6명이 산재로 사망한다는 보고가 꾸준히 언론을 통해 발표되지만, 쉽게 잊힌다. 테러나 감염병이 우리를 긴장하게 만드는 이유는 ‘나도 당할 수 있다’ 혹은 ‘나도 걸릴 수 있다’는 불안 때문이다. 반면 산업재해는 ‘내가 노력하면’ 피할 수 있는, ‘나와 무관한’ 일로 생각한다.

- 베이조스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로켓을 타고 100킬로미터 상공까지 수직으로 오르는 동안, 누군가의 손발은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한 채 ‘로켓배송’을 하느라 땅 위에서 하루 종일 100킬로미터 이상을 위험천만하게 오갔을 것이다.
- 시간은 결코 공평하게 나뉘지 않는다. 누군가는 시간을 점령하고 누군가는 빼앗긴다.

- 여자는 시간이 흐르면 훨씬 더 ‘낡는 존재’로 인식되는 반면 남자는 와인처럼 숙성되는 존재다.

- ‘은퇴’할 수 있는 삶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이들에게만 찾아온다. 가난한 노인에겐 은퇴라는 게 없다.

- 그렇게 전태일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전태일의 대학생 친구들은 권력을 얻었다. 이들은 민주화 운동의 대표자리를 꿰찼다. 한국의 ‘진보’는 결코 학연을 포기하지 ㅇ낳는다. ‘공부 잘했던’젊은 시절에 스스로를 가둔 채 옮음을 확신하기에 ‘진보’하지 못하면서 ‘진보’의 위상을 얻는다.

- 워킹맘, ‘맘’의 일 자체가 워킹(노동)이지만 그 워킹은 아무리 해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이다. 그래서 집 밖으로 나가 공식적인 노동을 함으로써 그들은 ‘워킹맘’이 된다.

- 사회의 약자와 소수자에게 부지런히 언어를 빼앗는 권력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언어를 활용한다. 권력은 어떻게 언어의 보호장비를 갖추는가. 권력은 자신들의 특권과 비리, 각종 부패를 순화된 언어로 표현하거나 아예 다른의미로 변형시킨다. 힘 있는 자들의 약탈과 착취는 늘 ‘관행’이란 이름을 얻는다. 권력은 언어의 개념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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