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모음이다. 단편에 호의적이지 않은 내가 초단편인데 끝까지 읽었다. 일단 작가님에게 자꾸 다가가고 싶다. SF랑 친해지고 싶다. 이런 두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켜주는 책이다. 자세한 묘사를 하지 않는 편인 김초엽 작가님의 장편을 읽으며 나는 종종 길을 잃는다. 그러나 이 단편들은 길을 잃을 새도 없이 끝나기에 작가님의 다양한 세계에 풍덩 풍덩 빠질 수 있다.흥미로운 작품들#cyborg_positive : 아이보그를 장착한 리지가 그 눈과 친해지려 sns 활동을 하는데 팬덤이 생겼다. 그리고 모델로 제안을 받는데.. 그럼 지금 착용하는 모델보다 훨씬 편하고 예쁜 것으로 착용도 가능한데… 나는 부정적인 모습을 알면서 광고를 해야하나?- 멜론 장수와 바이올린 연주자 : 여러 우주에서 사는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접했지만, 우연히 같은 세계에서도 만날 수 있다?- 행성어 서점 : 모든 언어에 대한 통역모듈이 있는데 그걸로 해석되지 않는 언어를 왜 또 만들어요? ㅡ.ㅡ;;; 언어 공부는 네버엔딩? - 평생을 살아도 우리는 타인의 현실의 결에 완전히 접속하지 못할 거야. 모든 사람이 각자의 현실의 결을 갖고 있지. 만약 그렇게, 우리가 가진 현실의 결이 모두 다르다면, 왜 그중 어떤 현실의 결만이 우세한 것으로 여겨져야 할까?- 개별적 개체성, 그게 인간일 때의 나를 가장 불행하게 만들고 외롭게 만들었어. 동시에 나를 살아가게 했지. 개별적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전체의 일부라는 건 모순이 아이야. 아니면, 전체라는 건 애초에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 가면이 우리에게 온 이후로 우리는 억지웃음을 지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가면은 거짓 표정을 만들어내는 대신 서로에게 진짜 다정함을 베풀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