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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밤
세사르 비달 지음, 정창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평점 :
셰익스피어에 대해 알지 못한다 해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 데에는 조금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 이 책을 읽고 나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들취보고 싶을 것이다.
셰익스피어로의 매혹적인 초대장 같은 책이다.
책 소개에 있던 말이었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고, 누군가에게 이 책을 권해 주며 꼭 하는 말이었다.
셰익스피어.
대중적이면서도 마니아적인 성향이 짙다.
사실 셰익스피어를 모르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의 작품은 어디에서건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영화, 연극, 뮤지컬, 책..등 모든 수단을 통해 널리널리 퍼져나갔다.
하지만 정말 우리가, 아니 내가 알고 있던 셰익스피어가 맞는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내가 접했던 셰익스피어들은 각색되어 온 작품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였을까,
깊은 생각없이 그냥 스쳐 지나쳤갔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작품 전체보다는 대강의 줄거리를 그냥 듣고나, 읽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 볼수 없었던 내게 이책은 셰익스피어로의 안내자와도 같았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팩션이다.
작가는 그의 유언장사본을 우연히 접하게 되고, 그 것을 토대로 그에 대해 조사하고, 자신의 세계에서 또다른 그를 창조해 내갔다.
작품은 그리 대단치도 않아 보이며, 복잡하지도, 큰 스케일을 가진 장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작가는 절제된 언어로, 마치 하나의 연극대사를 하듯이 하나하나 조슴스럽게 내뱃고 있다.
유언장이 공개되고, 그의 딸과 셰익스피어의 지인과의 만남, 그리고 긴 대화.
그리고 그 대화 이후의 삶.
그것이 이 책의 내용의 다다.
팽팽한 긴장감없이 흘러가지만, 장면장면, 중간중간 삽입된 그의 희곡 대사들이 감수성을 자극하고, 나를 셰익스피어에게 안내했다.
작가의 셰익스피어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느낄수 있었다.
어떤 사람은 이 책을 밋밋하다고 평가 할지도 모르겠다.
어찌보면 결말이 뻔히 예상된 듯한, 그런 소설이다.
하지만 셰익스피어라는 이름 하나에 끌렸듯이,
이 책안에서 또 다른 셰익스피어라는 이름에 끌려 그의 세계로 들어갈 것이다.
부푼기대와 함께 다른 셰익스피어의 작품과의 만남으로 안내받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