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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함과 광기에 대한 보고되지 않은 이야기
애덤 필립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옮긴이는 이렇게 말한다.
이책의번역을 맡는 순간 일을 거절하지 못한것을 후회했다고.
나도 역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선택한 내 자신에 참으로 후회를 했었다.
하얀 바탕에 장난끼어리고 가벼운 느낌의 글씨로 제목이 적혀있다.
흔히 시중에서 볼법한 심리에 관한 책쯤이려니, 그저 가벼운 '광기'에 초점이 맞춰진 그런 책이려니 하며 책장을 넘겨갔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는순간부터 작가는 내게 한번 볼테냐라며 도전적으로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멀쩡함과 광기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그 단어들을 열거하며 하나하나 서술해나가기 시작하는 동안 내 머릿속은 대체 한글로 쓰여진 단어들의 조합들의 뜻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멀쩡함', '광기'.
이얼마나 많이들 들려오는 소리던가.
그 평범하게 생각되던 단어들이 어렵기는 처음이었다. 나의 무지에 나의 무식함에 감탄을 했다. 아 이래서 책이 어렵다고 하는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만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책은 조금은 색다른 시각으로 '광기'와 '멀쩡함'에 접근한다.
'광기'를 '멀쩡함'과 대비되는 단어로 알고 있고 또 우리가 '멀쩡함'보다는 '광기'에 더 관심을 갖고있으며, 좀더 쉽게 접했었던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멀쩡함'이란것은 '광기'의 그저 대비되는 단어로 단순하게 보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멀쩡함'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 하며, 오히려 '광기'는 그저 '멀쩡함'을 쉽게 설명하는 수단에 불과하게 본다. '광기'에 대해 많은 책이 나와있고, '광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나오는 요즘 같은 시대에 잊혀지기 쉬웠던 '멀쩡함'이라는 쉬울수도 있는 이 단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전혀 새롭거나, 신선한 단어는 아니다. 낯설긴 하지만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단어도 아니다. 이 '멀쩡함'이란 단어. 이제는 새롭고, 신선해 졌다. 흔하지만 낯선, 좋은 것이지만 그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던, 이 단어, 이책은 '멀쩡함'이란 단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듯하다. 나에 한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