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 우리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김현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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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한줄]

이렇게 우리 헌법에는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보통선거란 국민이라면 누구나 법에서 정한 나이가 되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국민이 갖는 가장 큰 권리 중 하나는 바로 선거다. 투표를 통해 이 나라를 이끌어갈 정치인을 선별하고, 그들을 통해 나라를 발전시킬 정책과 방향을 정하기 때문이다. 어느덧, 2022년 우리는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국가의 커다란 결정을 하거나 정책을 정하는 중요한 자리이니만큼 우리는 올바른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꼼꼼히 정책을 살펴본 후 내가 가진 소중한 한 표를 찍으러 투표소에 갈 것이다.


이 나라에서 내가 가진 가장 큰 힘, 이 한 장의 투표권을 갖기 위해 우리는 어떤 시간을 지나왔을까. 


이 책은 우리나라에 선거가 도입된 시기부터 현재까지 선거의 역사를 다룬다. 1948년 해방을 맞이할 때에 처음 도입된 선거제도는 유럽처럼 쟁취한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던 제도가 도입되면서 조금 다른 양상의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첫 단추가 참 중요했다고 느끼는 부분인데, 역사에 정답은 없고 가설도 없다하지만 아쉽기도, 안타깝기도 한 역사들이 많았다. 이제 우리의 선거역사는 어느덧 70여 년이 되었고, 부정선거와 독재정권이라는 과거의 시행착오를 지나 우리는 잘못된 일을 저지른 대통령을 스스로의 손으로 심판하기도 하고, 앞으로의 미래 4년을 이끌 올바른 이를 찾아 투표해 우리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우리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겪어야했던 73년의 정치사를 선거라는 제도와 함께 쉽게 버무려놓았다. 특히, 80년대의 선거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어야 했던 많은 국민들의 피와 눈물이 마음이 아팠고, 내가 기억하는 대통령의 이름부터는 반갑기도 했다. 어린시절 이름만 기억하는 대통령들이 선출되던 때는 어떤 선거 이슈가 있었는지 내가 미쳐 몰랐던 이야기도 새롭게 배울 수 있어 더욱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아직도 많은 나라가 온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피를 흘리고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우리의 권리는 바로 이 선거다.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올바른 사람을 뽑는 자리이니까. 


정치라고 하면 어렵고 재미없는 부분이라 생각했는데, 각각의 선거에 대한 에피소드들을 토대로 배우니 더 쉽고 재미있었다. 이제 부끄러웠던 무관심을 버리고 나의 권리를 제대로 행세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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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1 - 떠돌이 을불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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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미천왕 #떠돌이을불 #김진명 #이타북스

[책속한줄]

“이것은 운명입니다.”

선언하듯 내뱉는 창조리의 말에 고구는 깊은숨을 토해냈다.

“하지만 대장군께서는 죽음으로써 후사(後嗣)를 살리는 것입니다. 의로운 후사가 이어진다는 건 바로 상부의 날이 줄어드는 이치입니다.”

“으하하하하!”

갑자기 안국군이 대소했다.

(중략)

“형님께 이렇게 떳떳할 수가 있나!”

“고구려의 밀알이 되시는 겁니다.”

“내 기꺼이 웃으며 죽음을 맞으리라!”

-

난세는 늘 영웅의 탄생을 부른다 했던가. 을불의 각성은 아마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후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후에 미천왕이 될 을불의 어린 시절 고난과 역경이 담긴 고구려 1권을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고구려의 이야기는 생소했다. 그나마 익숙한 이야기는 고구려를 건국했다고 알려지는 주몽과 널리 토벌해 국가의 국권을 견고히 했던 광개토대왕, 그리고 태평성대의 국가를 이룩한 장수왕에 대한 것이 전부랄까. 기원전의 역사여서 남은 사료도 기록도 많지 않아 그런지 낯선 시대의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지금과는 생소하고 생활환경이 낯설었다. 


고구려를 읽은 이유는 작가의 힘이 가장 컷다. 해냄에서 처음 출판됐던 김진명 작가의 고구려가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돌아왔다. 기존의 1~6권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7권을 들고. 김진명 작가의 작품은 일전에도 언급했듯 '황태자비 납치사건'에서 시작됐다. 역사적 사실과 야사 속에서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껏 이어져오는 국가 간의 패권 다툼까지 담아낸 이야기들은 늘 색다르면서도 역사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에 대해 각성하게 했다. 


팩션사극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아내는 김진명 작가가 설풋 낯선 고구려의 이야기를 들고 왔다. 그간의 작품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가까운 시간들에 대해 써왔다면, 고구려는 예상치 못한 시대로의 여행이다. 무엇보다 오래 전부터 긴 시간 집필했다는 이 책은 곳곳에 그가 얼마나 고심해 연구했는지 그 시대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려 얼마나 노력했는지가 여실히 보여진다. 그 시대의 생활상이나 정치, 경제적인 배경 등 다양한 내용을 풍부히 담으면서도 고구려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 '미천왕' 을불을 살리고자 했던 이들의 보이지 않는 투쟁, 을불의 성장과 각성이 흥미롭게 진행된다.


시작부터 재미있는 무협지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포악하고 능력없는 왕 앞에서 비겁하게 고개를 아버지의 모습에 혈기왕성한 을불은 등을 돌리고야 말지만 그것이 곧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었고, 자신에 대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날이 오게 되겠지. 되려 그들의 충절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고구려의 1대왕 주몽이 아니라 15대 왕 미천왕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고구려는 그가 왜 왕궁에서 쫓겨나 머슴살이를 하고 더 나아가 소금을 파는 소금장수가 되어야 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이 그를 어떻게 왕으로 다져냈는지를 그려낸다. 


한 발짝 도약을 위한 반걸음의 후퇴가 필요한 때가 있다. 안국군과 창조리, 고구의 뜻은 을불의 커다란 도약을 위한 작은 뒷걸음질이었고, 그들이 방패막을 쳐주었기에 어쩌면 더더욱 을불이 올곧은 인재로 성장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오래된 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욕심 많은 수장이 어떻게 한 나라를 망가뜨리고,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며 썩은 웅덩이는 다시 새로운 물을 찾아 헤매인다는 것을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담아낼 수 있다니 감탄하며 간다. 


어서 그가 왕위에 올라 고구려의 새시대가 열리기를 간절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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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의 시간 - 제2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유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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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으려고 아등바등 살았다. 하지만 이번 기회는 놓쳐보기로 했다. 비열해질 기회까지 잡을 필요는 없다고, 놓쳐도 되는 기회도 있다고 일부러 볼넷을 던지는 사람이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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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모두가 노력해 만든 무대 위에서 예측 불가능한 짜릿한 노력의 맛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고있던 경기가 마지막 9회말에 만루홈런 한방으로 역전을 꿈꾸는 것처럼 우리도 인생의 한방을 한번쯤 고대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럼에도 우리는 모두 안다. 저 선수들이 한 순간에 만든 우연이나 운이 아니라는 것을. 9회말 만루홈런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력과 땀방울이 만들어낸 기회인지.

우리도 삶 속에서 수많은 마운드 위에 올라선다. 완벽한 투구폼을 가진 혁오는 타고난 것도 있지만 수많은 연습으로 성장해온 야구선수다. 그의 삶은 늘 탄탄대로일 것이라 생각한 준삼의 시선과는 다르게 혁오의 삶은 트라우마로 그 벽을 넘지 못한다. 하지만 볼넷이라는 오명도, 승부조작이라며 조여오는 주변의 시선도 그의 완벽하게 순수한 야구에 대한 마음을 꺽어내진 못한다.

불펜은 야구시합 중 구원투수가 경기에 나가기 전 준비운동을 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선발주자가 아니라 마지막 도약을 위한 공간, 우리는 모두 선발투수를 꿈꾸면서도 마지막 만루홈런을 쳐낼 구원투수가 되길 희망한다. 우리는 모두 패배자이기 보단 승리자가 되길 원하지. 그렇지만 삶에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리는 적이 얼마나 있을 것이며, 사실 실패한들 뭐 어떻겠나. 오늘이 실패하면 내일은 우승이 올 수도 있고, 누군가는 과거의 명예를 지고 앞으로 나가기도 누군가는 다가올 미래를 위해 묵묵히 다져가기도 하니까.

특별한 아이를 키우고 싶었던 아버지와 그저 그런 삶을 타고난 평범한 아들은 유일하게 야구장에 만큼은 마음을 같이했다. 그 기억을 기억을 바탕으로 기대에 부응하는 아들이고 싶었지만, 평범한 삶 속에서 평범한 회사원이 된 준삼 역시 계속 평범을 꿈꾼다. 평범이라는 단어는 얼마나 잔혹한 의미를 가졌는가. 쉬운 듯 쉽지 않고, 모나지 않은 듯 모가 난 이 말은 편안함에 안주하는가 평온안에 살아가는가의 큰 갈림길 속에 가장 큰 고민의 줄기가 된다.

우리는 모두 특별한 한 때를 꿈꾼다. 어쩌면 내 삶은 지금 가장 멋진 MVP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은 모두 현재 선발투수는 아니지만 묵묵히 경기의 흐름을 바꾸길 원하는 구원투수로 자신만의 불펜에 서서 몸을 풀어나간다. 물론, 내가 오늘의 경기 흐름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불펜 안에서 나는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오늘의 결과가 어찌 나오건 받아들일 것이라는 준비를 하고 나간다.

 야구를 잘해서 선수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기자의 길로 들어선 기현 역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던 마운드 위의 투수였다. 지금 내 손에 쥔 것이 공이건 펜이건 상관없이 정확한 방향과 힘으로 힘껏 제구한다면, 그래 그것으로 됐다.

 나는, 야구를 잘 모르지만 야구라는 스포츠가 주는 묘미는 조금 알 것 같다. 지금 불펜 위에 서있는 선수가 새로운 흐름으로 경기를 이끌어 나갈 수있다는 짜릿한 상상. 어느 위치에서건 어떤 상황에서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은 결과가 어찌되었건 박수를 받고 내려와도 된다는 것임을. 그리고, 그 경기 안에 한 방의 홈런을 날리기 위해서는 나 혼자만의 성과가 아닌 마운드 위의 모든 선수들이 함께 그 시간 속에서 노력하고 힘을 보태야 하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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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가 피로가 되지 않게 - 군더더기 없는 인생을 위한 취사선택의 기술
인나미 아쓰시 지음, 전경아 옮김 / 필름(Feelm)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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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한줄]

일을 하면 힘들어지는 이유는 ‘완벽하게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무릇 우리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완벽할 수 없고 잘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못 하는 걸 인정하고 ‘그럼 어떻게 해야 좋을까?’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신기하게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불현듯 다른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이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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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제대로 비워야만 한다. 하루에 필수적으로 몇권의 책을 읽고 글을 써야하는 직업을 가진 저자가 살면서 내 삶을 잘 살기위한 비움의 정설을 담았다. 책 자체가 작고 한 손에 쏙 들어오는데다 표지가 매우 귀여웠는데, 내용은 정말 뼈를 때리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나는 비움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라 한번 사면 웬만해서는 버리지 못하는 편이다. 비움이 어려운 것은 물건 뿐만 아니라 사람에도 포함되는데, 아직도 핸드폰에는 연락하지 않는 이들의 연락처가 절반은 차지하고 있다. 비움을 실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젠가는 사용하겠지'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어린시절 방안에 책과 레코드 등 좋아하는 것을 가득 쌓아두고 수집하곤 했다는 저자는 한순간 불이 나면서 모든 것을 잃고난 후에야 이 수집이 부질없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코드에 대한 사랑은 아직도 가득해서 때에 따라 수집의 경중이 달라질 수 있다고 표현했는데, 여기에서 왠지 내 모습이 들킨 것 같아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도 책장을 비우라는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가득한 책에 대한 로망을 실현하고 싶어 책장 가득 책을 쌓아두고 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 번 읽은 책들 중에서 다시 찾는 책은 몇 없음을 새삼 깨달았다. 요즘에는 비움의 미학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중인데 여전히 쉽지 않다.


물건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나 일에서도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뭐든 좋은 사람이 되고싶고 완벽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그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나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님을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핸드폰을 적게 사용하라는 말은 참 어렵다. 일상 속에서 이제는 모바일플랫폼을 활용하지 않고 업무를 처리하기가 어려우니까..라고 쓰고 사실상 그 안에서 헛으로 버려지는 시간에 대한 반성의 찔림이 너무 커서이기도..ㅎㅎㅎ


 https://ppd.feelmgroup.com/


이 소설에 관련해서 재미있는 테스트가 있는데, 내 삶에서 피로를 만드는 물건들이 무엇인지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가볍게 재미있게 즐겨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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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읽는 한국 정치사 - 우리의 운명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김현성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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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늘 어려웠는데, 내가 살아보지 않았던 시대를 함께 거닐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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