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순간 우리는 베어타운에 살고있다.

베어타운 ㅣ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프래드릭배크만의 살짝 비튼 인간애를 좋아하기도하고, 무엇보다 표지가 너무 예뻐서 좋았던 베어타운. 하지만 내용을 열고나니 다 읽고 난 지금까지 마음 한켠이 너무 쓰라리다.
아이스하키를 너무나 사랑하는 작은 마을 베어타운. 작은 마을이지만 이 안에도 그들만의 서열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지키기위해 사는 사람들. 그 가치관이 무엇이든 옳은 일이던 그른 일이던 이들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그 모든 것을 억압한다.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겨서 더 먹먹했던 이야기. 왜 우리는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 없이 그저 예쁜 유리구슬로 만들어두려 할까. 아이들은 그 세계를 깨기 위한 방법조차 습득하지 못한채 유리알 밖으로 나와버렸다.
이기적인 어른들의 세계에 갖힌 아이들. 그 속에서 영악하게 길러진 악마. 그 악마로 인해 파괴된 하나의 세계.
그 세계를 외면하거나, 보듬거나, 혹은 방관한 사람들.
이 세상은 쉽게 권력관계에 의해 가해자를 피해자로,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기도 한다.
베어타운은 지금 현재의 이야기이면서 과거의 그리고 미래의 이야기다. 끊임없이 우리는 이 세계에서 한발짝 더 나가기 위해 싸워야한다.
대의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더이상 없어야한다. 개인이 모여 집단이 되는 것이지 개인이 없는 집단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속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은 가해자임과 동시에 시대적 피해자다. 이 상처받은 세계는 그 누가 보듬어줄까.
올바른 가치가 필요한 사회. 그 사회에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아이들. 사회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다져져야한다. 공정한 기회를 통해서.

"스포츠가 우리에게 주는 건 찰나의 순간들이지.
하지만 페테르, 그런 순간들이 없으면
인생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도서리뷰] 레드라이징

레드 라이징 ㅣ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원열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계급사회는 인간이 꿈꾸는 가장 본능적인 이상향이 아닐까.

헝거게임이 생각난다고한 이유는 알 것 같은데 다른 점이 있다면 헝거게임이 가장 낮은 계층의 전쟁이라면 레드라이징은 가장 높은 계층이 살아남아야한다는 것이다.

책은 시작부터 노예의 계급에 속하는 레드의 삶을 처연하게 그려준다.

3부작 중 1부라는 이 책은 670페이지가 넘는 대서사시다.

레드계층인 대로우는 플라스틱 옷을 입고 광산채굴을 하는 하위계층이다. 이들은 노예처럼 부려지고 종족의 번식을 위해 일찍 결혼을 하게 되는 사회적은 규제가 있다.

그런 그를 16살이 되도록 기다려 준 이오는 그를 완벽하게 보듬는 여자는 아니지만 그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유일한 여자다.

대로우는 자신의 삶이 힘들고 지치지만 어느정도 수용하고 인정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오는 이 세계의 현실을 대로우에게 보여준다. 들어가면 안되는 숲에 들어가 화성의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로우는 자신의 아버지가 죽는 모습을 경험해 그 모습을 거부한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되지만 이 일로 인해 이오는 죽음을 당하고 대로우 역시 죽임을 당할 처지에 처하지만 대로우는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온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는 것, 그리고 세상을 새롭게 개혁하는 것.

'아레스의 아이들'에게 결국 구출되고 이오의 뜻을 이어 대로우는 골드로 환골탈퇴한다.

하지만 골드가 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이 안에서 1인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이 도전의 모습이 너무 아이러니하다.

​죽을뻔한 위기를 넘기고 결국 대로우는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후계자로써 인정을 받지만 그 사이에 친구들과의 우정과 사랑은 강한 지도자라는 이름 하에 묵살되고 파괴된다.

미래의 세상은 사람이 여전히 살지만 결국 바뀌는 것은 없는 비극적 현실이다. 그 현실에 우리는 얼마나 안주하고 살고 있나.​

[리뷰] 댓글부대

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이 리뷰는 은행나무의 <댓글부대> 서평단에 선정되어 작성한 글입니다

소설이라는 말이 가장 소설같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책은 초반부터 자신의 본업이었던 기자의 감을 살려 진행된다. 인터뷰 정리집을 보는 내용에 실제적으로 거론되는 영화와 카페명때문일까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어찌보면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 싶다.

책의 이야기는 보수성향이 강한 기자의 인터뷰에서 시작된다.

팀-알렙의 댓글 조작의 방법들이 몇가지 나열이 되면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삼궁, 찻탓캇, 01査10이 함께 만든 댓글 즉 언론과 여론 조작이 갖는 힘을 이야기한다.

이 소설은 작가가 지난 대선 때 국가정보원 직원의 여론조사 조작 사건을 모티브로 쓴 허구의 소설이라고 한다. 실제로 자신이 그 사건을 보면서 느낀 점을 시사하는데 그 방식이 참 잔인하게 현실적이다.

팀-알렙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자신들의 일을 받아 처리했다.

산재처리를 받지 못해 어려운 현실을 꼬집은 영화를 개봉했을때는 되려 그런 영화를 찍은 스텝들이 되려 제대로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린다.

여성을 혐오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싶을 때는 아무 사진을 가지고 소설을 만들어 마치 그 여자가 남자에게 의지하는 사람인 척 만들어 분탕질을 진행한다.

팀-알렙'소속 3명의 젊은이들이 저지른 일을 멤버 중 한 명인 찻탓캇이 기자 임상진을 만나 인터뷰하는 내용이다.

​이런 소설이 지금 현시대에 많이 필요하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옳다고 믿지만 그만큼 휘둘리기 쉽다.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해석하기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방향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

요즘 인기인 영화 '내부자들'이 생각나는 부분이 많았다.

이들은 댓글을 조작하고 그 댓글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쟁취해나간다. ​영화는 언론사의 기사를 이용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면 댓글부대는 조금 더 원초적인 댓글을 조작한다.

우리의 삶에서 자주 들리는 이야기가 댓글알바다. 그리고 실제로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면 흔하게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업체들이 연락을 한다.

SNS를 활용하는 ​기업이나 기관은 조회수가 높은 흔히 파워블로거라 불리는 사람들을 원한다.

최근 마케팅은 결국 사람의 입소문이 변질된 인터넷이다. 하지만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없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세상에서 나의 가치관을 오롯이 살릴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보고 난 뒤의 찝찝함이 여전히 마음을 누른다. 하지만 많이 읽혀야하는 이유는 단순히 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니기 때문이다.​

엔더스 - 무서운 욕심의 끝

엔더스 ㅣ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이 리뷰는 황금가지의<엔더스> 서평단에 선정되어 작성한 글입니다

전세계에 중년의 인물들이 바이러스로 사라진다.

100세 이상의 엔더와 10대인 스타더들만 남은 세상, 엔더들은 젊음을 꿈꾸고 스타터들은 안락한 삶을 원한다. 머리속에 칩을 통해 엔더들은 스타터들을 조종하게 되고 그 삶의 소용돌이에서 바디뱅크를 헤치고 나온 캘리.

하지만 그녀의 머리속엔 메탈이 심어져있고, 어느날 그녀에겐 내가 아닌 제 3자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들을 데리고 괴롭히기 시작한 올드맨의 재등장으로 그녀는 올드맨의 아들이라는 하이든과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중간에 급작스럽게 전개되는 불필요한 연애감정과 욕정이 펼쳐지는 부분은 사실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하이든이 캘리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강조하고 싶어서일까 불필요하게 엮이는 남녀사이의 오묘한 썸타기가 이야기 내내 이어진다. 하지만 그 부분은 내용에 큰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항상 살면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간다. 나이를 먹고 연륜이 쌓이고 경험과 부가 쌓이면서 젊음을 꿈꾼다. 하루 앞이 불안한 청춘은 나이든 이들의 여유를 꿈꾼다. 그 욕심으로 망가진 세상에 누군가의 뇌를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한다. 내가 원하는 일을 내가 수고하지 않고 누군가를 조종할 수 있다면, 누가 그 힘을 거절할 수 있을까?

이야기는 배신과 배신이 난무한다. 이런 감정들을 견디기엔 캘리는 너무 여리고 세상은 너무도 가혹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동생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었다.

인공지능이 점점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더 개발되면 인간을 마음껏 조종하려 들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미래의 인류에게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른 이를 조종하는 일은 가능한 기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욕심이 많은 사람이 약한 이들을 괴롭힌다.

스타터스에서 엔더스까지 사람은 누구나 스타터에서 미들이 되고 엔더가 되어 삶을 마무리한다. 그 과정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 그 과정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가는가.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메이블 이야기
헬렌 맥도널드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5년 8월

받아보고 나니 어마무시한 두께가 날 기다렸다.

표지부터 이 책은 난 쉽지 않은 여자야, 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많은 상을 받은 문장의 향연이라는 이 책을 과연 난 잘 읽어낼 수 있을까. 하지만 책장을 편 순간 그런 걱정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헬렌은 쉽게 읽힐 수 있는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담담하게 작가는 자신의 치유과정을 서술한다.

어느날 갑자기 다가온 아버지의 죽음. 먹먹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앞에서 그녀는 치유방법으로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을 택한다.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했던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생김새는 가장 볼품없던 시절이지만 마음만은 가장 풍족했던 시절 매를 함께 다루던 시절에 그녀는 다시 스스로를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다시 화이트의 소설 <참매>를 읽어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나눈다.

초반에는 매를 다루는 다양한 스킬이 소개된다. 사실 어디에서 매를 다룰 방법도 없고 새를 무서워하는 나로써는 썩 즐거운 부분은 아니었다. 야생의 매는 사나웠고 외로웠다. 그리고 그렇기때문에 잔혹했다.

헬렌은 자신의 매 메이블과 소통하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이겨낸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강화시켜나간다. 하지만 그녀의 화이트는 매를 통해 자신을 이해해 나간다. 자신의 아픔과 고통 내면의 고민들을 매를 다스리며 인정해간다.

결국 헬렌은 매로 완전하게 치유받지 못한다. 어떤 상처도 완전히 없던 흉터는 될 수 없는 것처럼. 하지만 그 위에 흉터를 남기지만 그 위에 새로운 살이 돋아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새 살이 돋아나고 흉터는 남았지만 아픔은 사라지듯 그렇게 헬렌도 자신의 상실감을 치유해간다.

짧은 문장들이 모여 마치 하나의 춤을 추듯이 진행되어진다. 마치 대자연 속에서 나의 슬픔은 한갖 모랫조각 같아진다. 생존이 걸려있는 잔혹함 속에서 나의 본분을 찾고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헬렌이 말하고자 한 매를 통한 치유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슬픔의 고고학은 순서가 없다. 그것은 삽으로 흙을 뒤적이는데 잊었던 물건들이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 놀라운 일들이 밝혀진다. 단순히 기억들뿐만 아니라 정신 상태, 감정, 예전에 세상을 보던 방식들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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