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박건웅 지음, 님 웨일즈 외 원작 / 동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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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은 이 나라의 비극의 상징이 되었어요. 이 노래의 내용은 끊임없이 어려움을 뛰어넘고 또 뛰어넘더라도 결국에 가서는 죽음만이 남게 될 뿐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이 노래는 죽음의 노래이지, 삶의 노래가 아니다. 그러나 죽음은 패배가 아니다. 수많은 죽음 가운데서 승리가 태어날 수도 있다.
-258~259p

얼마나 많은 김산이 우리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쳐 노력했을까.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많은 또 다른 김산을 기억하고 있을까. 그리고 잊고 살았을까. 더 많이 기억하고 감사해야 할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이 땅에서 내 나라 내 언어를 쓰며 살아가고 있지 않나.



중국어 한마디 할 줄 모르는 그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어린 나이에 몇개월이란 시간을 걸어서 중국으로 향했고,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포기했던 많은 꿈들 그리고 함께 떠나보내야 했던 많은 사람들의 삶까지.



500여 페이지 남짓에 그의 삶과 뜻이 다 담길 수가 있을까. 서로 다른 사상을 가졌더라도 같은 꿈을 꾸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쉬운 길을 버리고 험난하고 힘든 길로 기꺼이 걸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 나라를 되찾기 위한 의지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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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은 이기적인 년 - 날카로운 직감과 영리한 태도로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
캐런 킬거리프.조지아 허드스타크 지음, 오일문 옮김 / 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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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든지 실패해도 돼요. 그동안의 노력들이 내 인생을 만드는 거에요. 당신이 하는 모든 노력과 시도를 당신이 쓰는 자서전의 한 챕터라고 생각하세요. 취업과 경력은 내 인생의 일부일 뿐이에요. 용기를 가지고, 자신을 믿고, 시작해보세요. 실패할 수도 있죠. 나도 그랬고요. 다른 직군에서 경력을 시작해 원하는 쪽으로 옮겨도 되고요. 내가 그랬어요.
-194.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잠시 머물렀다 가는 존재예요. 타인을 만족시키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예의 따위 엿이나 먹으라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세요. 그러면 스스로 일군 인생을 사랑하게 될 거예요.
-65p.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해 비참해질 때까지 미친 듯이 자기 자신을 몰아붙여요. 하지만 우리 목표는 '진정한 자신'이 되는 거예요. 그러려면 뭔가를 맹신하던 습관을 버리고 새로이 눈을 떠야 해요. 지금 너무 괴롭고 아프다면 뭐가 잘못되었는지를 먼저 찾으세요. 지금의 고통은 훗날 10년 동안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재미난 화제가 될 거예요.
-132p.

*

'이기적'이라는 단어에 혹했지만 '이기적'이기 전에 남에게 맞춘 내가 아니라 진정한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고 모두의 '나다움' 찾기를 응원하는 언니들의 진짜 이야기였다. 솔직히 우리는 왜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이기적이어야 한다는 표현을 써야하는지 속상할 정도였으니까.​

이상하지. 우리는 '나다움'을 강조하면서도 성별에 따라 가져야만 하는 몇가지 특성을 강요한다. 오랜시간 켜켜이 쌓인 퇴적물처럼 우리는 관습처럼 여성/남성이니까 이래야 한다는 규정을 갖고 그 틀 안에 우리를 끼워맞추려고만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틀을 '예의'라고 말한다. 우리는 그 예의라는 억압을 벗어던지고 조금은 이기적일지라도 나를 지키고 나의 모습을 찾아야만 한다.​

사실 우리는 스스로를 가두는 나만의 틀을 갖고 산다.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우리는 틀 안에 완벽하게 들어맞기 위해 노력한다. 그 틀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거나 채우지 못하면 우리는 성공하지 못한 삶인 것처럼 스스로를 다그치기도 한다.​

나 역시 내가 만든 틀 안에서 위축되고 힘들어했던 시절이 있었다. 진작 이 언니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좋았을텐데. 내가 만든 틀은 언제든지 내가 다시 만들 수 있다. 내 삶의 모양과 방향은 결국 내가 만들고 채워가는 것이다. 그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도 그 시간을 채워주지도 못한다. 내 스스로에게 조금 너그러워지자. 우리는 조금 더 이기적이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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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생각하는 힘 - 일상의 모든 순간, 수학은 어떻게 최선의 선택을 돕는가
키트 예이츠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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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한줄]
계량화가 가능한 형태의 증거가 점점 늘어나는 현실에서 수학적 논증이 현대 사법 제도의 일부 영역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나쁜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수학이 사법제도를 방해하는 도구가 되어 무고한 사람의 생계와 극단적인 경우에는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
-
누구나 한번쯤 수학의 의미에 대해 의심하고 고민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2차함수, 미적분, 통계, 확률 등 수학의 범위는 넓고 방대하며 솔직히 어렵다. 그 과정과 원리를 찾아내는 과정부터 수식에 대입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기까지. 오죽하면 수포자라는 말이 나오겠나 싶을 정도로 수학은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로 수학만큼 우리 삶에 밀접한 학문도 없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접근하는 대부분의 값은 수식을 기반으로 하고 이는 곧 수학적인 접근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수학적인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단순한 계산부터 버스를 타기 위해 걸리는 시간 계산,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의 양, 업무시간 분배를 하는 기준 설정 등 우리는 인식하지 못한 채 숫자에 쌓여 살아간다. 누군가는 숫자와 아주 먼 삶이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럴까? 적어도 우리는 하루 세번 양치질을 하고 식사를 하는 등 숫자로 규정한 규칙 속에 살고있지 않은가? 그리고 이러한 규칙을 만든 기저에도 평균이라는 수학적 개념이 들어가지 않았나?

​그러다보니 우리는 쉽게 숫자의 오류에 빠지곤 한다. 물론 객관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우리에게 합리적인 선택 또는 결과 도출에 도움을 주지만, 반대로 이 숫자는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제거한 채 단순한 수치로 우리의 삶을 재단하기도 한다. 이 가능성이란 숫자는 누군가를 범인으로 만들기도 하고 내 삶의 선택권을 좁히기도 하며, 사회를 움직이는 방법과 방향을 바꾸고 팬데믹의 시대에 전염병을 통제하는 과정까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수학은 어쩌면 가장 쉬운 해답을 제공하는 함정일지도 모르겠다. 일상 속 많은 선택의 순간 수학은 많은 가능성 중 합리적인 선택권을 빠르게 좁혀준다. 하지만 묻고싶다. 수치가 좁힌 해답이 언제나 최선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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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곤충은 없다 - 플라스틱 먹는 애벌레부터 별을 사랑한 쇠똥구리 까지 우리가 몰랐던 곤충의 모든 것
안네 스베르드루프-튀게손 지음, 조은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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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한줄]
온전한 종 다양성은 물과 영양분 같은 자원의 보유 측면에서 생태계를 더 효과적으로 만들고, 생물량을 늘린다. 이 생물량이 작물의 토대가 되고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식량이 된다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한다면, 이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종 다양성은 생물량을 분해하고 그 결과 발생한 영양소가 새로운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과정의 핵심이다.
-230p.

우리가 사는 지구에는 참 많은 생명체가 공존하며 살아간다. 생물의 다양성은 곧 자원의 선순환을 야기하며 이는 곧 우리 인류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이야기다. 인류는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쳐 지금의 환경에 이르렀다. 산업의 발달로 우리는 점점 연구와 개발로 삶의 질은 윤택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비례하게 우리는 자연을 잃고 유례없는 장마와 같은 기후변화에 직면했다.

​곤충을 보면 그들이 어떤 역할로 자연에서 머무는지 관심을 갖기보단 징그러운 생김새때문에 외면하고 죽이기 일쑤였다. 결국 인간인 나도 자연의 일부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일 뿐인데. 조금이나마 곤충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 이해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여야할지 고민하게 해줬다. 무엇보다 모계사회로 이루어지는 곤충들의 생태계를 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쓰임이 다한 곤충들의 삶은 잔혹하리만치 명확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진화하게 된 계기는 그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곤충들의 쓰임은 단순히 생태계를 이어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자연과 공존하며 더욱 편리하고 윤택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리고 그 해결방안 역시 자연에서 찾아가고 있다. 지구의 주인이 인류인 것처럼 모든 것을 억압하고 없애는 것에 집중하면 모두 살아갈 수 없고, 이제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마치 인간은 지구의 주인이 자신인 양 살아왔고 그 결과 우리는 다양한 환경문제에 직면했다. 이 문제의 해답은 함께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을 연구하고 함께 공존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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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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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다는농담 #허지웅 #에세이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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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한줄]
삶의 밑바닥에 내동댕이쳐저 있을 때 상황을 객관화하기란 쉽지 않다. 객관이라는 말조차 떠올릴 수 없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람의 성향과 능력을 떠나 당연한 일이다. 괴롭고 화가 난다는 건 당신이 인간이라는 증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내 앞의 불행을 이기는 데 최소한의 공간적, 시간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기 객관화가 가능하도록 마음의 여유를 가능한 빨리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자신에게만 통하는 객관화의 방법이, 사건과 나를 분리시켜주는 방아쇠가 반드시 있다. 여러분은 그걸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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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이라는 작가를 처음 본건 글이 아니라 방송이었다. 그의 말과 행동을 보며 방송에서 참 소신있게 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자신의 삶에 책임지고자 노력하는 사람이구나.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나는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며 내목소리를 낼 줄 아는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동안 그가 방송에서 나오지 않고, 림프종을 투병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다시 완치해서 돌아오길 응원했고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요가를 배우는 모습을 보고 참 기쁘기도 했다.

때때로 그가 이야기해왔던 그의 삶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림프종을 앓고 항암을 이겨내며 삶의 끝을 생각했던 이후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시 생을 이어가야할지 깊은 고민의 무게감. 방송에서 그가 스스로를 왜 그토록 외롭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도 있었다. 그의 글을 보면서 왜 그가 살아온 삶에서 그가 얼마나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지려 해왔는지 그렇게 다시 방송에 나오기까지 그가 어떤 생각으로 투병해왔는지, 그리고 아픈 이후 그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조금이나마 감히 알게됐다.

온몸으로 아무런 방패막이 없이 견뎌온 그의 삶. 그랫기에 더욱 철저했고 단단해야했다. 근데 이상하게 그의 사투에서 지금의 내 모습이 비쳐보였다. 우리는 모두 나의 삶을 항해하고 있고, 사회에서 치이고 깨지면서 배운다. 그렇기에 우리는 늘 고달프고, 고달픔이 쌓여 화가 나기도 한다. 나만 왜 이런거지 억울하기도 하고 내 속마음과 다른 모습의 나를 보면서 사회에 찌든 내가 싫어지기도 한다. 그게 나만 그런줄 알았다. 그런데 그가 말했다.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그런 말들에 참 공감되고 위로가 됐다.

이 한권의 책으로 그의 삶과 생각에 대해 오롯이 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나는 그가 다시 아프지 않고 계속 글을 쓰면 좋겠다. 그래서 누군가의 멘토로 계속 함께하면 좋겠다. 인생에 올바른 어른이 없다면 글 속에서라도 찾으라는 그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멀리서나마 멘토가 되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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