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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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싶다는농담 #허지웅 #에세이 #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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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한줄]
삶의 밑바닥에 내동댕이쳐저 있을 때 상황을 객관화하기란 쉽지 않다. 객관이라는 말조차 떠올릴 수 없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람의 성향과 능력을 떠나 당연한 일이다. 괴롭고 화가 난다는 건 당신이 인간이라는 증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내 앞의 불행을 이기는 데 최소한의 공간적, 시간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기 객관화가 가능하도록 마음의 여유를 가능한 빨리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자신에게만 통하는 객관화의 방법이, 사건과 나를 분리시켜주는 방아쇠가 반드시 있다. 여러분은 그걸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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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이라는 작가를 처음 본건 글이 아니라 방송이었다. 그의 말과 행동을 보며 방송에서 참 소신있게 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자신의 삶에 책임지고자 노력하는 사람이구나.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나는 그의 그런 모습을 보며 내목소리를 낼 줄 아는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동안 그가 방송에서 나오지 않고, 림프종을 투병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다시 완치해서 돌아오길 응원했고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요가를 배우는 모습을 보고 참 기쁘기도 했다.

때때로 그가 이야기해왔던 그의 삶의 바탕이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림프종을 앓고 항암을 이겨내며 삶의 끝을 생각했던 이후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시 생을 이어가야할지 깊은 고민의 무게감. 방송에서 그가 스스로를 왜 그토록 외롭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도 있었다. 그의 글을 보면서 왜 그가 살아온 삶에서 그가 얼마나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지려 해왔는지 그렇게 다시 방송에 나오기까지 그가 어떤 생각으로 투병해왔는지, 그리고 아픈 이후 그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조금이나마 감히 알게됐다.

온몸으로 아무런 방패막이 없이 견뎌온 그의 삶. 그랫기에 더욱 철저했고 단단해야했다. 근데 이상하게 그의 사투에서 지금의 내 모습이 비쳐보였다. 우리는 모두 나의 삶을 항해하고 있고, 사회에서 치이고 깨지면서 배운다. 그렇기에 우리는 늘 고달프고, 고달픔이 쌓여 화가 나기도 한다. 나만 왜 이런거지 억울하기도 하고 내 속마음과 다른 모습의 나를 보면서 사회에 찌든 내가 싫어지기도 한다. 그게 나만 그런줄 알았다. 그런데 그가 말했다.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그런 말들에 참 공감되고 위로가 됐다.

이 한권의 책으로 그의 삶과 생각에 대해 오롯이 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나는 그가 다시 아프지 않고 계속 글을 쓰면 좋겠다. 그래서 누군가의 멘토로 계속 함께하면 좋겠다. 인생에 올바른 어른이 없다면 글 속에서라도 찾으라는 그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멀리서나마 멘토가 되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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