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이 낮고 벽 한쪽이 허물어지는 낡은 왕국이라고 할지라도 어둠 속에 빛나는 장소. 아무도 몰라줘도 내 안에서 빛나는, 많은 이야기가 살아 있는 나만의 왕국. 그것을 나는 완전히 잃어버린 걸까. 혹시 내가 버린 건 아닐까. - P165
여기 사람들은 자꾸만 또 온다고 한다. 한번만 와도 되는데, 한번으로는 끝내지지 않는 마음이겠지. 미움이든우정이든 은혜든, 질기고 질긴 마음들이 얽히고설켜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들이, 나는 무겁고 무섭고, 그리고 부러웠다. - P197
천수관음보살만 팔이 천개인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도 천개의 얼굴이 있다. 나는 아버지의 몇개의 얼굴을 보았을까? 내 평생 알아온 얼굴보다 장례식장에서 알게 된 얼굴이 더 많은 것도 같았다. 하자고 졸랐다는 아버지의 젊은 어느 날 밤이 더이상 웃기지 않았다. 그런 남자가내 아버지였다. 누구나의 아버지가 그러할 터이듯. 그저 내가 몰랐을 뿐이다. - P249
모두가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야 하는 것이 아니며, 각자 무대에서의 클라이맥스는 자신이 발견하고 설정하기 나름입니다. - P286
이 모든 과정의 출발은 기존 시스템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용기를 갖고 시도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는 질문을 이어가는 일입니다. - P196
실제 내가 누릴 수 있는 것보다 낮은 수준의 생활양식을 유지할 때의 두 번째 혜택은, 주위 사람들에게 뒤처지면 안 된다는 끝없는 심리적 압박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많은 것에 대한 욕구 없이 내 능력보다 낮은 수준에서 편안하게 살면, 현대 선진국에서 사는 많은 이들이 굴복하고 마는 사회적 압박을 덜어낼 수 있다. 나심 탈레브는 이를 두고 이렇게 설명했다. "진정한 성공이란 극심한 경쟁의 쳇바퀴에서 빠져나와 내 활동을 마음의 평화에 맞추는 것이다." 마음에 쏙 드는 말이다. - P349
나는 내 결정의 흠결을 지적하는 사람들, 혹은 절대 나와 같은 행동을 취하지 않을 사람들에게 굳이 내 결정을 방어하려 들지 않는다. 이론상으로 따지면 방어할 수가 없는 결정이다. 다만 우리 가족에게는 맞는 결정이다. 우리는 이 결정이 마음에 든다. 이것이 중요하다. 좋은 의사결정이 언제나 이성적인 의사결정은 아니다. 살다 보면 행복할 것인지 ‘옳을 것인지 둘 중에 선택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 P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