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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조용헌의 내공 - 인생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
조용헌 지음 / 생각정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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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칼럼 <조용헌 살롱>을

구독 중에 있다. 구독이라지만 가끔

들여다본다. 짧은 분량의

글이라 부담 없고 때로는 통쾌하고

때로는 마음에 꽂히는 말씀을 만나기도 한다.

얼마 전, 조선일보에 실었던 칼럼을

하나로 묶어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반가웠다.


관심사가 넓지 않은 내가

이 저자를 어찌 알았는가. 했더니

강호의 도사 못지않은 남편에게 몇 번의

이야기로 전해 들었고 남편이 가지고 있는

책도 슬쩍 본 기억이 난다. (그 이후 칼럼을

보기 시작)

강호동양학자, 사주명리학 연구가,

칼럼니스트, 현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

저자는 자기 안의 물음을 품고

명산대천을 누비며 고승과 도사, 고수들과 교류하고 유불선 동양 사상,

동서양 인문고전과 역사서 등을 섭렵했다고

한다. 글을 통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생생한 지혜를 전수하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동양학적 지침서!

"구성이 좋다!"

한 장마다 들어가는 대문이

시원한 청록색 바탕에 산수풍경으로

펼쳐진다.

인생의 답을 찾아 나선 이들에게

너무 무겁지 않는 마음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느낌이 좋다.

한 장의 시작에도,

소제목(청록색) 아래에도 핵심문장이 있다.

이 부분만으로도 인생의 화두가 된다.


​"동양적 관점의 처세와 지혜"

동양적 관점으로 처세와 지혜를

담은 <조용헌의 내공>이 더 반가운

이유이다. 첫 장 첫 구절부터

온몸의 힘을 빼어준다.

"인생이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달을 때

비로소 생기는 힘.

부력

조용헌의 내공 16쪽"

홍수에 둥둥 떠내려간 소는

살고 발버둥 치는 말은 죽는다는 <우생마사>를

인생 부력에 비유하여 풀어주셨다.

글 하나하나마다

동양 사상의 바탕으로 한

비유와 풀이로 이해하기 쉽다.

거듭 읽으며 때때로 답답한 인생길에

마음 놓는 여유를 만들어가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 역사 속에 이토록 훌륭한

어르신들이 계셨음에 놀랐다. 이제야 알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고 이제라도 알게 되어

감사하고 든든한 마음이었다.

진정한 기업인 풍산그룹 부회장 유목기(20쪽)

나라 잃은 탄식에 단식 끝에 순절한 향산 이만도(39쪽)

다산학과 사상의학의 대가 현암 이을호(114쪽)

현실에 부딪히며 도를 닦아야 한다는 신념의 월주 대종사(130쪽)

조선시대 야당 남인들의 땅에 집권 여당 노론의 서원을 유지하고 있는 상주(214쪽)

공동체를 배려한 양반 보백당 김계행(210쪽)

성학십도, 마음에 꽃을 품은 퇴계 이황(제일 많이 등장한 인물,

명성만 알뿐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조용헌의 내공>읽기 팁!

저자의 글은 간결하고 쉽다.

(한자가 많이 들어간 경우는 조금

어렵지만) 소제목 분량이 두 쪽이다.

하지만 그에 담긴 내공은 깊다.

소설책처럼 단숨에 읽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자칫.

어슷비슷한 내용들로 지루할 수도 있다.

곁에 두고두고 보는 책으로

매일 한 두 개의 소제목을 천천히 읽고

깊은 호흡으로 곱씹으면

더없이 좋다.

그것을 마음에 담아 실행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저자가 말하는 <내공>을

쌓아가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 속의 한 문장>

기도, 염불, 참선보다도 훨씬 효과적인

아상을 제거하는 방법은 피, 땀, 눈물 세 가지 액체를

흘리는 길이다.(25쪽)

"가장 최악의 조건이 때로는 가장 큰 즐거움을

가져다줄 수 있다."라고 썼다.

옥중에서 '알몸을'을 만났다고도 했다.

현실의 고난과 악조건은 의복과 같아 벗어 버리면 될 뿐

"외화를 좇지 말고 자기의 참된 모습과 함께 살라"는 것이

선생의 가르침이다.(115쪽)

나이 오십 대 중반 넘어서는 음, 체, 미가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즐겁게 해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자기 스스로 자신을 즐겁게 해야 한다. 독락당에 거처해야 한다.

그러자면 음악, 체육,

미술이 필요한 것이다.(360쪽)


                                       

책장 넘기기 아까울 지경이었다.

글 하나하나 서린 동양적 관점의 통찰력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곁에 둔 채 보고 또 보고

숨 쉬듯 명상하듯 보아야겠다.

겸손함과 평정심의 내공으로 인생

길의 디딤돌이 되어줄 게

분명하다.

젊은 세대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욕심이 난다. 동양적 관점의 말씀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이거니와 우리 뿌리에 대한 자긍심도 높일 수 있다.

청소년 이상~ 누구나에게 추천한다.

녹록지 않은 인생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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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 - 성공과 행복을 이루고 싶다면!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 4
미즈노 남보쿠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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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절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안다고 제대로 아는 건 아니다.

머리로 아는 걸 실행하기까지 계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을 품고 명절에

고향을 다녀왔다.

명절에 고향에 가면 먹거리가 많다 보니

과식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워낙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 여러 날 든든히

먹은 덕에

살이 붙은 채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이번엔 단단히 결심을 하고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을 가져간 덕에

하루, 이틀째는 완벽하지 못하여도

나름 절제를 했건만 마지막 날에

와장창 무너지고 말았다.

(엄마가 해준 밥과 시댁 식구들과의 만찬으로)


저자 미즈노 남보쿠는 애도 시대 관상가이다.

단식과 고행으로 사람의 운명이

관상이 아니라 음식에 달렸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보리 한 홉과 채소 한 가지를 먹으며

자신의 운명을 바꿨으며

이것을 널리 알려 세상 많은 이들의 건강과 성공,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출간하였다고 한다.

1812년 최초 출간일 이후 200년 이 지난 현재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슬로베니아, 한국, 일본, 중국

9개 나라 55권의 개정 증보판이 출간되었다.


​목차는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음식 먹는 것으로 그대의 가난과 역경, 성공을 알 수 있다.>

: 음식을 적게 먹는 것에 대한 영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2장 <음식과 지금 내가 처한 삶의 이치들>

: 음식뿐만 아닌 올바른 삶의 태도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다.

3장 <음식과 사람의 운은 한곳으로 닿아있다.>

: 음식의 절제로 운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4장 <그러므로 어려움에 관한 해답은>

: 음식 절제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음식 절제로 관상이 달라지고

운이 바뀐다는 이야기는

관상가로서 수십 년 살아가며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으로

설득력이 있다.

저자는 음식 절제뿐만 아닌

생활 속에서 모든 걸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기를 그것이 나와 후대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당부하고 있다.

스스로 음식 절제를 실행하며

건강하게 오래 살아낸 저자이니

저자가 제시하는 몇 가지를 실천해 보고자 한다.

사람마다 태어날 때 타고난 음식의

양이 있다고 하니 음식 양에 있어서만큼은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에서

가늠해야 한다.

"몸을 혹사하지 않는 정도의 음식을 먹을 것!

규칙적인 때를 맞출 것!

먹는 양은 항상 일정하게!"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을 읽고 나에게 주는 처방전

관상이 좋아지려고?

운이 좋아지려고?

성공을 위하여?

개인적으로는 이것을 위해 음식을

절제하려는 것이 아니다.

저녁 과식은 숙면을 방해할 뿐 아니라

체중에도 직격탄이다.

몇 해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지만

들쭉날쭉이다.

마음과 몸을 기르는 근원이 음식이고

그 음식을 절제하는 힘은 곧 인생을 통제하며

다스릴 수 있는 바탕이 된다는 저자의 말씀을

명심하며 실행하려 한다.

때때로 극단으로 치닫는 경고와

일부 오탈자, 반복되는 내용이 아쉽다.


​<책 속의 한 문장>


음식은 사람에게 있어 기적을 가르는 것(34쪽)

식사의 절제라는 것은 보통 사람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배가 모두 차지 않은 상태에서 숟가락을 내려놓는 일은

보통 사람에게 힘든 일이나 성공과 출세,

발전과 행복, 하늘의 운과 부귀영화,

자식과 가문의 안정, 건강하고

긴 수명을 바란다면

못 할 것도 없는 일 아닙니까?(55쪽)

운이란 사람 됨됨이에 따라 이리저리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하는 일에 얼마나

집중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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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평짜리 베란다 목공소 - 세상에서 가장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김준호 지음 / 더퀘스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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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씨의 직업 -한솔수북> 그림책 속 주인공 악어씨는 꿈이 있다.

찰랑이는 물 위에 누워 자유를 즐기는 꿈.

그럼에도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 정갈한 출근 준비를 한다. 동료에게 건넬 향긋한 꽃을 안고 일터로 향하는 낭만도 있다. 마지막 반전에 몹시 놀라긴 했지만 (대저택인 듯한 출근지는 동물원) 꿈을 품은 채 현실을 충실히 살아가는 악어씨의 모습이 감동이었다. 어쩌면 악어씨는 악어씨의 직업을 통해 그 일을 즐기며 꿈을 실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일터에서 그토록 익살스럽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건 아닐까.

악어씨와 달리 직업과 분리된 또 다른 직업을 가진 저자이지만 현실에 충실하며 꿈을 이뤄가는 모습이 딱! 악어씨를 떠오르게 하였다.


저자는 젊은 시절에 외식업을 하다가 실패한 후 현재 회사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반복되는 일상의 돌파구를 찾는 가운데 자신의 손재주와 몸을 움직여 땀 흘리는 일을 찾다가 "목공"일을 만났다 한다. 그래서 저자의 이력은 평일엔 직장인, 주말엔 목수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2평 채 안 되는 베란다에서 작품을 만들어내는 목공소를 6년째 운영 중이시란다.

1부 < 인생에도 피톤치드가 필요해>에서는 저자의 목공에 스며든 진심을 알 수 있다.

2부 < 나무를 깎고 있으면 여기가 숲>에서는 쉽고 꼼꼼한 실용적인 안내가 있다. 목공 장비. 베란다 목공소 설치 팁, 나아가 판매기술 팁 등

3부 < 나이테처럼 나이들 수 있다면>은 저자의 목공을 통한 성찰하는 삶의 태도를 만날 수 있다.


"오직 자기만의 숲을 찾아보세요. "

저자는 크고 작은 일들을 연결하여 그려진 인생의 별자리 중 가장 환히 빛나는 별이 <목공>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세한 과정은 알 수 없지만 프롤로그만 보아도 자신에게 집중하는 삶을 실천하며 치열하게 고민하며 자신에게 딱 알맞은 <목공>이라는 세계를 만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생활 속 한 귀퉁이에 <자그마한 세계>를 갖추어 새로운 삶을 펼쳐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당신의 삶 가까이에서 자기만의 숲을 찾아보라>고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베란다 목공소> 주인이기에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선택한 사랑을 오래도록 지키기 위해

가끔은 처음을 돌아보세요.​ "


나의 2평짜리 베란다 목공소 52쪽

세상 어떤 일이든 시간이 흐르면서 타성에 젖기 마련이니 좋아서 선택한 일도 불같이 달아올랐다 식어가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저자도 그러한 때가 있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때, 이젠 더 이상 애정이 없다고 성급히 돌아설 것이 아니라 좋아함이 깊어지기 위해서 첫 마음을 생각해 보라고 전하고 있다.

막연히 좋아서 선택하여 오래 가지 못한 경험들이 많다. 중년 이 즈음에 잡은 새로운 취미 몇몇은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다. 때때로 지루해질 때 즈음이면 좋아함을 넘어선 사랑하는 마음을 이어가기 위해 저자로부터 처방받은 "첫 마음 돌아보기"를 꺼내 볼 참이다.



" 주체가 되어 이끌어 가는 평생직업,

어떠세요?​ "

나의 2평짜리 베란다 목공소 135쪽

이 책의 마지막 소제목 <인생에 늦은 때란 없다>를 보며 저자가 꼭 이렇게 질문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저자는 자기만의 숲을 발견했다면 끌려가는 일이 아닌 각자가 주체가 되어 이끌어가는 일, 그런 일이라면 오늘의 실행이 모여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니 우물쭈물 말라고 부추기고 있다.

<나의 2평짜리 베란다 목공소>는 저자처럼 목공을 인생 2막으로 관심 갖는 이라면 더더욱 일을 벌이기에 도움이 될 것이고 꼭 목공이 아니더라고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두렵지만은 않은 인생행로를 안내해 줄 것이 분명하다.


책을 덮고 나무의 은은한 향과 아름다운 결이 느껴졌다. 당장 주문할 목공품은 없지만 당장 뭐라도 주문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베란다 목공소와 나무와 나무로 연결된 사람들에 대한 태도에서 정직하고 섬세하고 따듯한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좋고 숲이 좋아 선택한 일이 나는 평생직업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생계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 꿈을 이뤄가는 일이기도 하여 축복을 누리고 있다. 저자의 목공을 통한 성찰하는 삶을 통해 축복받은 삶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단단함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큰 아쉬움이라면 책 표지 디자인과 색채감이다. 나무의 향과 결이 느껴지는 조금은 묵직한 느낌이었다면 저자의 인생이 더 잘 드러났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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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탐조지 100
김성현.최순규 지음 / 자연과생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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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 사는 새를 만나면서 <화살표새도감>을 너무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탐조지 100도 몹시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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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토끼풀이 내게로 왔다 - 산책자와 400년 느티나무와의 대화
김건숙 지음 / 바이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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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휴식기에 맨발걷기를 꾸준히 하고자 마음먹었다. 그때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블로그, 블로그 주인장은 숲해설가 공부 중이셨다. (나도 지난겨울 숲해설 공부 중이었고) 살펴보니 그림책 활동가로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신 작가이기도 하였다. 이후로 그림책, 맨발걷기, 숲해설 등의 공통 관심사로 소통하는 블로그 이웃이 되었다. 얼마 전, 이웃님의 따끈한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반가웠다. 첫 북토크도 신청하여 기다리는 중이다.


마치 바람결에 살아 움직이는 듯한 보랏빛 나뭇잎과 키 작은 붉은토끼풀, <산책자와 400년 느티나무와의 대화>라는 부제가 담긴 표지에서부터 마음이 끌렸다. 그림책과 일반 책에서 발견한 문장을 품고 산책하며 사색한 결과물인 <붉은토끼풀이 내게로 왔다>는 여는 글부터 맺는 글까지 필사하며 마음에 새기고 싶은 글이 가득했다.

무엇보다 <붉은토끼풀이 내게로 왔다>는 새롭고 산뜻하다. 막연히 걷다가 우연히 자연을 만나 위로를 받는 산책이 아니다. 저자는 이제껏 만난 그림책과 다양한 책 속 인생 문장을 들고 길을 나서고,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간절한 마음으로 어르신 느티나무와의 대화를 한다. 내게는 이 행위가 몹시 신선했다. <문장들이 몸과 마음에 무늬가 되어버릴 정도로 씹고 삼키자는 다짐-6쪽>으로 삶을 도전적이며 열정적으로 살아내는 저자의 태도에 감동했다.

<1장. 받아들이다>는 스스로를 바라보고 진정으로 나를 받아들이는 마음을 갖게 하였고 <2장. 품다>는 순간에 집중하는 삶과 그럼으로써 뿌리 깊은 나무가 되는 삶을 품게 하였고 <3장. 넘어서다>는 진정한 자유를 통한 넘어섬은 행복에 이르는 길임을 알려주었다.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네.

내 가지들을 보게나. 햇볕이 많이 닿는 곳은

더 빨리 잎이 나오고,

그렇지 않은 곳은 아직 나오지 않는 곳도 있다네.

지금 이 모습이 아름답지 않다 해도

그게 전부 나일세.

나는 그 모든 것을 품고 사랑한다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그것까지도 받아들인다네.

그저 묵묵히 자연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가장 나다움을 만들어가지.

붉은토끼풀이 내게로 왔다. 31쪽


그림책 <나는 고양이라고!>의 정체성 확실한 고양이와 그 어떤 자신도 품는 어르신 느티나무와 저자의 상징적인 묘비명 < 자기다움을 찾은 사람>은 깊은 호흡으로 나를 진지하게 바라보게 하였다. 한걸음에 성장하고자 서두르는 마음도 있고, 늘 부족한 나를 품어주지 못하는 순간들도 있고, 도대체 나를 잘 모르겠던 시간들이 있지. 나를 다시금 돌아보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음을, 더디지만 나아가고 있음을 알아채어 가는 중이다. 어르신 느티나무의 음성이 들리는 듯 가까이 다가와 나를 찾아가는 길을 더 단단하게 다지는 문장이 되어 주었다.



"... 오늘 저는 빈센트 반 고흐라는 화가가 그린 화사한

꽃들이 활짝 피어있는 그림을 가져왔어요.

그리고 뒤에다 이번 봄에 초대하고 싶은 단어들을 써 가지고 왔어요.

바로 '바람, 맨발걷기, 1일 1클래식 그리고 결단'입니다.

올봄 저와 친구가 될 단어들이에요.

저는 이것들을 온몸으로

맞을 거예요."

붉은토끼풀이 내게로 왔다. 114쪽


저자와 어르신 느티나무와의 대화 중 유독 생생하게 와닿는 부분이다. 봄 친구가 될 단어를 온몸으로 맞이한다는 저자의 말속에서 해맑은 저자의 표정이 그려져 나 또한 봄처럼 신이 났다. 이 시린 겨울,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그리고 이 추위를 온몸으로 맞이할, 함께 할 나만의 단어들을 떠올려 보았다. <새바라기, 만보 걷기, 1일 1기록, 결단> 추상적인 단어인 결단은 저자를 따라 하게 된 다짐이다. 내년을 준비하는 휴식기인 요즘 앞으로 다가올 결단의 순간들을 예감하고 있다. 저자의 봄맞이 결단처럼, 나의 겨울맞이 결단에도 단호함 뒤 평화가 있으리라 생각하며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나는 상록오색길을 걸으면서 처음으로 붉은토끼풀에게 다가간 것은 단순히 꽃을 본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나를 감싸고 있던 단단한 껍질이 열리는 일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심하게 한 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일은 내게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획일적이고 이분법적인 사고체계를 다시 점검해 보아야 한다고 뇌리를 때렸으니 말이다.

붉은토끼풀이 내게로 왔다.88쪽


<붉은토끼풀이 내게로 왔다> 제목에는 저자의 잣대로 단정 짓는 편견에서 벗어나려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인생의 문장을 들고 길을 나서고, 어르신 느티나무와의 대화를 통한 성장과 성숙에 이르는 저자의 태도는 나의 고정된 틀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행위이다. 그러니 <붉은토끼풀이 내게로 왔다>는 내게는 저자의 <붉은토끼풀>과 같은 존재와 다름없다. 나를 바라보고 나를 품고 가는 길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지 자극이 되었다. 그 자극은 분명 나만의 실행을 하게 이끌 것이고 나를 넘어서는 성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우선, 저자를 따라 해보려 한다. 내게는 새로운 자연놀이, 성장 놀이가 되어줄 듯싶다. 필요한 질문을 담아 산책을 나서야겠다. 앗! 어르신 느티나무와 같은 든든한 존재감 있는 자연을 발견하는 것이 먼저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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