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호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그의 글에는 이성적인 고민과 감성적인 마음이 적절히 녹아 있기 때문에.이 책을 읽는 건 꽤나 오래 걸렸다. 하나의 꼭지를 완독하고 새로운 꼭지를 펼칠 때마다 무거워지고 참담한 마음을 어찌 정리해야 할 지 헤매느라고.에필로그에 쓴 작가의 말은 흡사 넋두리 같았다. 작가도 글을 쓰는 동안 마음이 몹시 힘들었던 모양이다. 어쩜 독자의 그것과 똑같은지. 분노하고, 추모하고, 고민하는 일련의 과정을 수 차례 반복하면서 남은 것은 ‘그래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나’라는 물음이다. 작가는 말한다. ‘무너지지 말아야 한다’, ‘당당해야 한다’ 라고. 몇 자 되지 않지만 절절한 진심이 담긴 작가의 에필로그에 힘을 얻는다. 이제는 우리가 할 일을 찾으러 가야 할 순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