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된 시기를 생각해보면 신선하다 못해 파격적인 내용임에 틀림 없지만, 한편으로는 학대받거나 차별받는 여성의 메세지를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공감하며 읽는다는 사실이 착잡하기도 했다.독자에 따라 주인공의 태도나 말이 간혹 신경질적으로 보이고 이해하기 힘들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공감되는 부분이 너무 많은데다 그 당시 양귀자가 가진 통찰에 감탄했다.이야기의 중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주인공의 입을 빌려 양귀자는 말한다. 폭력이나 혐오에 직접 가담하지 않더라도 방관하는 것 역시 정당한 행위가 아니라고. 그리고 주인공의 가치관과 심경을 통해 이 책의 제목이 가진 의미를 독자에게 전달한다.˝나는 가능하면 이 소설이 여성소설의 범주에만 잃히지 않고 세상의 온갖 불합리와 유형무형의 폭력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함께 읽히기를 감히 소망한다.˝(작가의 말_3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