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돌이 산책을 하다 문득 벚꽃이 핀 것을 보고 봄이 왔음을 실감했다. 전장연이 이준석에게 사과를 요구하자 그가 SNS를 올렸다는 기사를 보고 습관처럼 댓글창을 열었다. 승객을 볼모로 한 시위는 인질극이라는 말부터, 제발 시위는 합법적으로 하라는 댓글까지. 혐오발언에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한 댓글을 보니 정신마저 아득해진다. 사라져가는 인류애를 가까스로 잡아보려하지만 그럴수록 더 버거워진다. 그래도, 그래도 내가 할 일을 찾아서 해야겠지. 나는 나이가 들면 자연을 찾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언제부턴가 자연이 좋더라. 파괴적이다 못해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인간에게 언제나 무해한 얼굴인 자연을 닮고 싶다.
